GS칼텍스배 프로기전 우승 예선전서 이세돌9단 꺾어
입단 7년만에 '지존' 우뚝 충북방문..."세계대회 도전"

▲ 이시종 충북지사가 25일 GS칼텍스배 타이틀을 거머쥔 진천 출신 안국현 프로바둑기사를 초청, 우승을 축하하는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사진 지영수>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이 바둑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 대결로 바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충북에서 세계기왕전 등 국제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국내 대회 정상을 석권한 지역 출신 프로기사까지 탄생했기 때문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25일 GS칼텍스배 우승을 차지한 진천 출신 안국현(25) 8단과 부모를 초청, 우승축하와 노고를 격려했다.

이 자리에는 충북바둑협회 조기식 회장, 송석천 부회장, 조경운 전무이사, 한덕동 홍보이사, 한흥구 도체육회 사무처장이 함께했다.

안국현은 지난 6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열린 22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입단 7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결승전에 진출한 여세를 몰아 우승 타이틀을 거머쥔 것이다. 그의 이전 최고 성적은 각종 기전 본선 진출이었다.

안국현은 이날 결승 5번기 최종국에서 김지석(28) 9단을 3대2로 이기면서 정상에 섰다.

국내 랭킹 19위인 안 8단에게 김(6위) 9단은 쉽지 않은 상대였다. 이날 결승전 전까지 둘의 맞대결 전적도 김 9단이 5승1패로 크게 앞서 있어 대다수가 김 9단의 우승을 예상했었다.

특히 안국현은 예선에서 이세돌 9단을 꺾는 기염을 토했고 본선에서 설현준 3단, 이영구 9단, 안조영 9단, 신민준 5단을 연파했다. 한국기원 규정에 따라 6단에서 8단으로 승단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안국현은 청주 진흥초 2학년 때 취미로 어린이 바둑교실에서 바둑을 배운 것이 단초가 됐다. 3학년 때 우승을 차지하면서 부모에게 적극적으로 해보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4학년 때 서울 성서초로 전학을 갔다.

장수영 바둑기원에서 수업을 받았고 경성중을 거쳐 경성고 2학년 때인 2009년 한국기원에 입단하는 실력을 갖추게 됐다. 대학도 바둑학과가 있는 명지대로 진학했다.

안국현의 이 같은 성장에는 부모인 안효석(53)씨와 이정임(52)씨의 지원이 컸다.

현재 진천군청 지역개발건축과 지역계획팀장으로 근무 중인 아버지는 충북바둑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어머니는 충북대병원 수간호사다.

바둑은 체력싸움인 만큼 아들이 고향에 오면 만뢰산을 등산하며 정기를 받게 하거나 체력증진을 위해 영양식, 보양식 등을 뒷바라지 하고 있다.

이 지사는 “바둑은 집중력의 싸움”이라며 “마은드 컨트롤을 잘해 세계대회에서 우승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안 8단은 “이번 우승을 계기로 바둑 욕심이 더 생겼다”며 “세계대회 타이틀을 따고 싶다는 욕심이 전보다 커졌다”고 말했다.

충북바둑협회 관계자는 “옛 대통령 청남대에서 세계기왕전을 치르고 진천 출신 안 8단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바둑계에서 충북인식이 좋아졌다”고 밝혔다.

충북도와 충북바둑협회는 지난해 5월 29일~6월1일 청남대 등에서 세계 주요 기전의 하나인 21회 LG배 세계기왕전을 열었다.

청남대 대통령기념관에서는 개막식과 조추점, 16강, 청주 그랜드호텔에서는 32강전을 치렀다.

이 대회는 한국의 박정환·이세돌 9단, 중국의 커제·구리9단, 일본의 하네 나오키 9단, 대만의 린췬엔 9단 등 세계 각국의 정상급 바둑 기사들이 총출동했다.

청남대에서 지난해 8월 초 충북·후베이성 청소년 바둑우호교류전도 가졌다.

이 바둑교류전은 2014년 11월 충북도와 후베이성이 자매결연을 체결한 이래 양 지역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최초의 체육교류 행사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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