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농경지가 봄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내고 하천의 수량은 급격히 줄었다. 지난 1~5월 강수량은 158mm로 평년 282mm의 56% 수준이다. 농업용 저수지의 전국 평균저수율도 64%로 평년(76%)보다 적다.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에 폭염과 가뭄이 몇 년째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충청지역은 다른 곳보다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충북지역 5월 강수량은 11.2mm로 전국 평균(27.0mm) 절반에도 못 미친다.
단양군과 괴산군은 지난 23일부터 암반과정 지하수량 부족과 계곡수 부족 현상이 빚어진 산간 오지마을 주민에 대한 비상급수를 시작했다.
괴산군은 87가구가 사는 장연면 송동리에, 단양군은 3가구가 사는 가곡면 보발리에 각각 식수와 농업용수를 급수로차로 실어 나르고 있다.
청주시는 천수답 4000㎡ 모내기를 위해 살수차를 지원했으며 충주시와 제천시도 상습 가뭄지역을 대상으로 가뭄 피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충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 들어 충남지역에 내린 누적 강수량은 143mm로 평년 236.6mm의 60.2%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충남 서북부권에 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보령댐의 저수율은 현재 10.9%로 떨어졌고 도내 898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훨씬 낮은 54.9%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같은 가뭄으로 인해 모내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충남도내 모내기 실적은 46.18%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고지대 논이나 천수답의 경우는 자칫 잘못하면 물 부족으로 인해 제때에 모내기를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내달 중순 수확하는 마늘과 감자, 같은 달 말까지 심어야 할 고추, 콩, 참깨 고구마 농사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충남 서북부지역 농민들 사이에 이른바 ‘물꼬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물이 가장 많이 필요한 모내기철을 맞았지만 가뭄이 지속되면서 논물대기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농업인들 사이에 자기 논에 먼저 물을 대기 위한 경쟁이 다툼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하수 사정이 좋은 논은 벌써 물을 대서 모를 다 심었는데 물이 없어 모내기를 하지 못한 농민들은 수리시설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다. 물꼬싸움이 벌어지는 주요 원인이다.
쌀값 하락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농촌 현실에서 인심까지 흉흉해지고 있는 같아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주로 빗물에 의존하고 있는 밭작물의 농사는 거의 포기하다시피 한 실정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강수량 감소와 가뭄은 더 이상 이변이 아닌 상황이 된지 이미 오래다.
따라서 수자원시설 확충 등 과학적 분석을 통한 근본적인 물 관리 정책을 서둘러야 한다.
비가 내리지 않는 것을 탓하기 보다는 하천이나 저수지 산과 계곡에 있는 소중한 수자원을 잘 지키는 것은 물론 여러 번 재활용 할 수 있게끔 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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