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천호

잊지 않기 위해서다
언제나 곁을 두기 위해서다
한걸음에 달려오고 싶어서다
뜨거운 입술의 유혹 앞에
새치름히 다가오는 그녀
바다 빛깔 모자가 잘 어울린다
그래, 홀짝 비우고 나면
남아있는 미련들은 어쩌란 말이냐
파도에 쓸려와 백치 된 포말
무슨 핑계로 외면하란 말이냐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서다
미치도록 느끼기 위해서다
온몸으로 빠지고 싶어서다
하고픈 말 남아있다면
잔에 묻은 여운 속에 던져다오
오래도록 간직하기 위해
이제 너를 혀끝 깊이 숨겨야겠다

△ 시집‘이별없는 이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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