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진

붉은 석류
노을에 휘어진 꼽추 등
날빛을 안고 잠들며
내려앉은 장막 위에는
초롱초롱 피어나는 꿈

아낙들 굴뚝연기 피어낸
밤도 깊이 무르 익어가고
호롱불 하나 둘 내려앉듯
아버지 흥취도 잠들어 가고

깜박깜박
늙은 지팡이 고개 넘어가듯
어스름 길
휘청거리며 더듬거린다.

 

△ ‘해정문학회’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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