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우 (대한적십자사 충북혈액원 제조관리부장)

(동양일보) ‘헌혈’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봉사활동, 초코파이, 적십자, 헌혈증서, 수혈 등 많은 것들을 생각할 것이다. 그래도 그 중 가장 뜻 깊은 것은 헌혈로 생명 나눌 수 있다는 보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선 헌혈은 무엇이고 왜 헌혈이 필요한 지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한다.

헌혈이란 혈액의 성분 중 한 가지 이상이 부족하여 건강과 생명을 위협받는 다른 사람을 위해, 건강한 사람이 아무런 대가 없이 자유의사에 따라 자신의 혈액을 기증하는 사랑의 실천이자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행동을 말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헌혈은 왜 필요한 것일까?

첫째, 헌혈은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혈액은 아직 우리의 과학기술로는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으며, 그렇다고 혈액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이 존재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둘째, 혈액은 장기간 보관이 불가능하다. 농축적혈구는 35일, 혈소판은 5일이 지나면 수혈 가능한 혈액으로서의 기능을 잃게 된다. 따라서 적정 혈액보유량인 5일분을 유지하기 위해서 지속적이고 꾸준한 헌혈 참여가 필요한 것이다.

셋째, 생명을 사고 팔 수 없다는 인류공통의 윤리에 기반하여 전 세계 각 국은 혈액의 상업적 유통을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넷째, 세계 각 국의 혈액사업 주체들은 수혈혈액의 안정성 등의 문제로 외국으로부터 혈액을 수입하지 않고 자급자족 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혈액의 자급자족을 위해서는 연간 약 300만명의 헌혈자가 헌혈에 참여 해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언제, 어디서 수혈을 받게 될 상황에 처할지 모른다. 즉, 건강할 때 헌혈을 실천하는 것은 나 자신과 가족, 더 나아가 우리 이웃 모두를 위한 생명 나눔 사랑의 실천이 될 것이다.

막연하게 혈액이 부족하니까 헌혈에 동참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헌혈이 왜 필요하고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고 있다면 그 가치를 더욱 크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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