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시인

더 말해서는 안 될
더 보여주어도 안 될

그대를 향한 그리움 때문에
은행잎은 물드는 거죠

그대 낙하하는 산하를
바라보고 있을지라도

까만 풀씨들이 그대 그리워
떨어지고 있는 것은 모르실 걸요

더 감추어선 안 될
더 참아서도 안 될

속살 싸늘해진 바람에게
잠 못 드는 영혼을 던지고 있는

고달픈 그리움을 접고 떠나는
白馬山 은행잎을 모르실 테죠

△ 시집 ‘태양일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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