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우 (대한적십자사 충북혈액원 제조관리부장)

 

(동양일보) 적십자사에서 근무한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헌혈에 관해서 질문을 한다. 질문을 받다보면 헌혈에 대한 잘못된 이야기들을 믿고 있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헌혈에 대한 오해를 푸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먼저, “헌혈을 하면 건강에 안 좋은가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우리 몸에 있는 혈액량은 남자의 경우 체중의 8%, 여자는 7% 정도이다. 예를 들어 체중이 60kg인 남자의 몸속에는 4800mL의 혈액이 있고, 50kg인 여자는 3500mL 정도의 혈액을 가지고 있다.
전체 혈액량의 15%는 우리 몸이 비상시를 대비해 여유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헌혈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건강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 신체 내·외부의 변화에 대한 조절능력이 뛰어난 우리 몸은 헌혈 후 1~2일 정도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혈관 내외의 혈액순환이 회복된다.
오히려 핀란드 공중보건연구소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헌혈을 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이 80% 낮다는 결과도 보고된 바있다.
두 번째 헌혈을 통해 에이즈 등의 질병에 감염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헌혈에 사용되는 모든 기구(바늘, 혈액팩 등)은 무균처리 되어 있으며, 한번 사용 후에는 모두 폐기 처분하기 때문에 헌혈로 인해 다른 질병에 감염될 위험은 전혀 없다.
세 번째 헌혈을 하면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는지 물어보는 분들도 있다. 헌혈을 하면 혈액이 헌혈량 만큼 체외로 빠져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직에 있던 혈액이 혈관내로 바로 이동하며, 이후 몇일동안 음식 및 수분 섭취 등으로 원래상태로 보충이 되기 때문에 다이어트와는 무관하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적십자에서 ‘피장사’ 한다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혈액관리에 사용되는 재원을 혈액을 병원에 공급하고 받는 혈액수가에만 의존하고 있고, 국민들이 지로 형태로 납부하는 적십자 회비와는 전혀 무관하다.
혈액수가는 혈액원의 인건비, 의료품비, 기념품비, 헌혈의 집 임대비 등 운영비와 홍보비 등에 사용되며 우리나라의 혈액수가는 일본, 미국등 주요 OECD 국가의 1/4 수준으로 매우 낮다.
이밖에도 많은 오해들이 있고 그런 오해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헌혈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이나 거부감을 갖고 있다. 하루빨리 이런 오해들이 풀려 많은 사람들이 헌혈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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