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위해 두 팔 걷어 부치고 일하는 ‘금천동 일꾼’

 “관이 주도하는 자치보다는 주민이 직접 주인이 돼서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공평한 세상, 더불어

사는 세상,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에서부터 주민 스스로가 주인의식을 갖고 작은 발걸음이나마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민관을 이어줄 수 있는 가교 역할, 주민 참여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위해 주민자치위원회의 활발한 활동은 지역에 꼭 필요한 일입니다”

어느덧 임기 4년차에 접어든 심상순(55·대성도시개발㈜ 대표) 청주시 금천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지역을 위한 일이라면 언제나 두 팔 걷어 부치고 일하는 ‘금천동 일꾼’으로 정평이 나 있다.

단독주택지와 아파트 단지가 함께 어우러져 있는 인구 3만4000명의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이 지역은 9개의 초·중·고와 명암타워, 호미골 공원, 김수녕 양궁장 등 교육, 문화, 체육 전반에 걸쳐 공간 인프라 확충이 잘 돼 있는 편이다.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고 자란 심 위원장이 20년 전 금천동에 자리 잡게 된 이유도 살기 좋은 곳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작용했다.

심 위원장은 “금천동은 상당구에서 가장 많고 어르신부터 어린아이들까지 다양한 세대가 고르게 살고 있다”며 “공간적으로 보면 도시 지역으로서의 면모를 갖춘 것 같지만 각계각층의 여러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화시설이 많이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가 2014년 주민자치위원장으로 선출된 후 금천동 주민들의 10년 숙원 사업이었던 도서관 건립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내년 6월 준공 예정인 ‘금빛도서관’은 연면적 4052.13㎡에 113억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 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그는 충북도, 청주시 관계부처를 직접 발로 뛰며 당위성을 강조한 끝에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지역 주민의 문화생활 향상에도 큰 관심을 가졌다. 주민자치위원회가 주최하는 행사인 금천가족문화축제는 주민들의 화합과 소통을 위한 자리로 지역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로 4회를 맞이하는 이 행사는 매년 10월 금천초 운동장에서 어르신들을 초청해 점심식사를 대접하며 각 단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공연하고 체육대회를 통해 친목을 다진다.

그는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는 행사를 주민들과 공유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불교방송이 시민음악회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축제 전야제에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지난해에는 가수 장윤정, 박상철 등이 호미골 공연장에서 공연해 주민들의 관심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쇠내골 영화마당 역시 주민들이 좋아하는 작은 문화 행사이다. 이 역시 그의 아이디어다. 올해 2회째로 호미골 공연장에서 늦은 봄 야외 무료 영화 상영을 진행한다. 지난해는 ‘명량’, 올해는 ‘공조’를 상영했다.

여러 문화사업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심 위원장. 하지만 무엇보다 그가 애정을 갖고 있는 사업은 ‘금천장학회’다. 10여년전부터 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운영되고 있던 금천장학회는 법인화가 되지 않아 많은 애로점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장학회가 충북도로부터 재단법인으로 승인받기까지 여러 조건을 갖추느라 홀로 동분서주했다. 현재까지 장학회는 250여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매년 10~15명 정도가 혜택을 받고 있다.

금천동 구석구석엔 그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부지런하다. 때문에 공직 일부에서는 그를 버겁게 여기기도 하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한다. 주민들이 그토록 원하던 지중화 사업 역시 주민자치위원들이 주도해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관계부처에 꾸준히 민원을 제기하며 결국 이뤄냈다. 이로써 금천동새마을금고 앞 도로 1.2km 구간에 도시미관을 해치던 전신주와 전선선로를 말끔히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건국대 전자공학과 82학번인 그는 “요즘 대학생들은 스펙을 쌓느라 고생하지만 우리 때는 시대적 상황 때문에 민주화 투쟁 속에서 함께 연대할 수 밖에 없었다”며 “그래서인지 나이가 들 수록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가 땀 흘리며 공들였던 주민자치위원장의 임기는 6개월여 남았다. “혼자 행복한 것 보다는 모두가 함께 행복한 것이 더욱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하는 그에게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가 더욱 기대된다.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