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

(동양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새로운 내각이 들어서고 있다. 신선한 맛도 있고, 놀라는 재미도 있다. 이렇게 세상은 돌아가는가 보다. 사실 처음 정권이 바뀌었을 때 상당히 불안했었다. 아직은 더 두고 보아야겠지만 보수논객들이 바라보던 걱정은 일단 한숨 돌려도 될 것 같다. 물론 초창기에는 어느 대통령이나 다 인기가 좋았다. 김영삼, 박근혜 전직 대통령들 모두 초기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인기를 누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인기는 신기루와 같은 것이다. 우리 백성들은 참으로 절묘하게 선택을 한다. 보수대통령 때는 진보적인 성향의 국회의원을 많이 뽑고, 진보적인 대통령이 집권하면 보수 성향의 의원들을 많이 뽑는다. 백성들이 적절한 견제세력을 알아서 만드는 것이 참으로 신기할 정도다. 그 많은 국민들이 어떻게 그렇게 절묘하게 묘기를 부리는지 기가 막히다. 정치적 균형감각이 뛰어난 민족임은 분명하다. 술좌석에 앉으면 누구나 정치 9단이고 정치평론가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예언하는 것이 거의 맞아떨어진다. 진보는 한 명 나오는데 보수는 여러 명이 나와서 탈이라는 것을 비롯해서, 보수는 단합하기 어렵다는 말까지 구구절절이 옳은 말들이다. 그분들의 말을 들으면 다 잘 해결될 것 같은데 출마한 사람들의 생각은 또 다른 모양이다.

세종시는 2012년 7월에 출범하여 올해로 5년이 되어간다. 이제는 행복도시가 아니라 정식 수도가 되길 기대해 본다. 서울특별시와 세종특별자치시의 출범으로 국가는 균형발전의 날개를 폈다. 이제 세종시는 도약하는 길만 남아 있다. 이러한 도약은 시민의 힘으로 이룩할 수 있다. 보수와 진보는 수레의 양 바퀴와 같다. 적절한 견제와 타협이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다. 수레의 한 바퀴가 망가지면 직진하지 못하고 제자리를 맴돌게 된다. 이것은 수 세기의 역사가 말해 준다. 작금의 상황이 균형잡힌 양 날개인지를 확인해야 하는 시점이다.

세종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교육문화도시가 되어야 함은 삼척동자도 잘 알고 있다. 세계적인 교육도시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교육이 살아야 도시가 살고 사람들이 몰려온다. 그래서 교육의 어젠더가 중요하다. 리더의 철학과 비젼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도 화려한 리더들의 의제에 묻혀 제대로 된 성과를 확인하는 데에는 정말 무관심하다. 인기 있고 포퓰리즘에 빠져 있는 것도 좋지만 교육만큼은 미래를 생각해서 인기에 영합하지 말고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세종시의 교육을 보고 이사왔던 사람들이 다시 빠져 나가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작년 중학교 3학년 학생 중 상위권에 있는 학생들이 대거 다른 도시로 나갔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평준화로 인해 자녀들이 공부하지 않으려 하니 다른 도시 나간 것이다. 작년에 세종시 고등학교 학생들 중 이른바 좋은 대학(?)에 많이 들어갔다고 언론에 자랑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 숫자가 용인에 있는 모 외국어고등학교의 1/4도 안 되는 숫자임을 알면 기가 막힐 것이다. 이미 평준화가 되었기에 더 이상 말하면 입만 아프다. 다양한 재능을 인정하여 특성화 교육을 시도해야 한다. 예체능도 특성화하고, 농상공업도 특성화하고 학군을 융복합하는 등 다양하게 구성하여 경쟁력있는 학생을 배출해야 한다.

교사들이 교단에서 지나치게 이데올로기를 강조하면 안 된다. 지금 세종시 교육청에 근무하는 장학사의 대부분이 아직은 법외노조인 특정집단 출신들이라고 한다. 바람직하지 못한 인사구조다. 전술한 바와 같이 적당한 견제와 타협과 화합이 필요한데 일방적으로 흐르다 보면 교육이 일방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교권과 학습권은 모두 소중하다. 학습권으로 인해 교권이 지나치게 침해 되어서도 안 되고, 지나친 교권으로 아이들이 억압받거나 상처를 입어서도 안 된다. 특히 특정 이데올로기를 강요하거나 아이들을 방임해서도 안 된다. 자연스럽게 놀이하듯이 학습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면 더욱 좋을 것이다. 핀업(Finn upp, 발명가교육)이나 노작교육 등도 현장에서 활용해야 한다. 한국인은 젓가락을 사용하여 손재주가 좋다. 이런 점을 활용하여 스스로 창의적인 작품(발명)을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세종시는 세계 최고의 교육시스템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외부로 빠져 나가려 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교육의 기초를 심각하게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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