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동양일보) 유월은 장미의 계절만큼이나 화려하다.

햇살도 눈부시고 온산하가 녹음이 우거져 초록물결이다.

유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지난 현충일 신문에 실렸던 흑백사진 한 장이 콧등을 찡하게 하였다.

아들을 나라에 바치신 백발 할머니가 국립묘지에서 묘지석을 하얀 손수건으로 자식 얼굴 쓰다듬듯 가슴에 박힌 대못을 움켜잡고 오열하고 있었다.

반면 4일간의 황금연휴로 공항이 북적댄다느니 고속도로가 정체로 동맥경화라는 TV뉴스가 더욱 깊은 상념에 잠기게 하였다. 필자는 현충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태극기를 조기로 만들어 아파트베란다에 게양하였다.

그날 오후 외출하여 귀가하다보니 내가 사는 아파트 같은 동 90세대 중에 조기를 게양한 집은 겨우 다섯집 뿐이었다. 어찌 이럴 수가 있을까? 요즘같이 좋은 세상에 여가와 레저를 만끽하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호국영령들의 고마움을 잊지 않았는지 안타깝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나라사랑의 의미와 중요성을 되새기고 실천하려는 의지를 다시 북돋워야 한다.

나라사랑의 중요성은 우리나라 안에서 살아가는 모든 국민인 나와 가족, 사회 구성원이 모두 행복하게 살아갈 필수요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라 사랑의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가 잘 실천하지 않는 쓰레기 분리수거나 교통질서지키기, 자연보호하기 등은 모두 온 국민이 실천할 수 있는 나라 사랑의 쉬운 방법이다. 또한 국가의 상징인 태극기를 바르게 알고 소중히 다루며, 올바르게 게양하도록 한다. 나라꽃인 무궁화를 심고 가꾸며 애국가를 바른 자세로 경건하게 부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주권을 반드시 행사해야한다. 대통령, 국회의원이나 지방 자치 단체장선거 등 나라에서 치러지는 모든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국민의 뜻대로 정치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환경 보존에 힘쓴다.

세제와 샴푸 등을 적게 사용하며,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고 고장 난 물건은 고쳐서 사용한다. 나라 사랑이란 개인의 이익을 내세우지 않고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 나 자신을 희생하며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 때 우리는 손과 손을 마주잡고 한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외치지 않았던가? 과연 지금 이 순간 그날처럼 나라사랑을 실천하고 있는가? 냉정하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특히 정치인들은 처절하게 반성해야한다. 정치혼란을 빚어낸 원인 모두가 원칙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정치 원칙에서 고려되어야 함은 자기당의 당리당략에 움직일 것이 아니라 먼저 국가와 민족을 생각해야 한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대화와 타협은 민주정치의 기본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고 뽑아 주었더니 당리당략과 개인의 명예와 이기주의에 혈안이 된 분들을 보면 뻔뻔하기 짝이 없다.

물을 떠나 고기가 살 수 없듯이 국민을 떠난 정부가 있을 수 없다.

사회발전 과정에 대립과 협조라는 원칙이 있으며 균형이 있어야 한다.

오늘 우리가 안타까워하는 것은 이 중요한 균형점이 깨져가고 있는 점이다. 말없는 국민의 다대수는 여도 야도 다 못마땅해 하고 있다. 공자는 ‘법으로 이끌고 형(刑)으로 정제(整齊)하는 정치를 하면 백성이 법망을 벗어나도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고 덕으로 이끌고 예(禮)로 정제하는 정치를 하면 백성이 마음으로 부끄러움을 알아 모두 착하게 이를 것이다.’ 라고 말했다.

여와 야는 극한적인 투쟁을 버리고 먼저 나라사랑하는 마음으로 미움에서 사랑으로 껴안아야만 국민이 제대로 단합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기분으로 찬란한 역사창조에 앞장서게 모두 이성을 되찾고 냉정한 가운데 협조하고 노력하는 길만이 나라사랑을 실천하는 일이 된다. 이 나라를 이끌어 온 지도층 인사들, 역사속의 그들이 권력욕심, 명예욕심, 재물욕심에 사로잡혀 이전투구만 해 왔고 지금도 그 싸움은 여전하다.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지고 이 땅에서 살려면 나라를 사랑하자. 생각만이 아니라 나라를 진실로 사랑해야 한다.

나라사랑이란 말이 거창하고 차원 높은 말로 들리겠으나 일상생활 속에서 나라와 민족을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항상 나라 사랑의 의미와 나라 사랑의 중요성을 마음에 되새기며 살아가야 한다.

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진심으로 실천해야만 나라가 더욱 발전하고, 국가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다. 저 수많은 호국영령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이제 모두들 나서자. 저 오열하는 백발 할머니의 오열하는 어깨를 포근히 감싸주자. 우리의 위대한 대한민국 살맛나는 우리나라를 진정으로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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