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묵 솟대 명인 23일까지 천안시청서 전시

(동양일보 김재옥 기자)세계박물관협회가 한복·한글·김치·불국사·태권도 등과 함께 한국문화의 상징물로 선정한 솟대를 명인의 작품으로 만난다.

솟대공예가로 대한민국 대한명인에 이름을 올린 조병묵(76·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석화리 111-1 송산원·☏043-234-0389) 작가는 오는 23일까지 천안시청에서 전시를 갖는다.

소나무와 청동 등으로 제작된 220㎝ 높이의 장대부터 50㎝ 크기로 전통미를 살려 실내디자인이 가능한 솟대 50여점이 전시됐다.

하나의 솟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20여차례 사포질과 옻칠을 반복해야 하는 고단한 작업의 연속이지만 아름다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힘든 줄도 모른다는 조 작가. 덕분에 그의 솟대에서는 자연을 닮은 색이 은은하게 배어나와 하늘보다 사람의 마음에 먼저 닿는다.

솟대가 조 작가의 마음에 든 것은 공주박물관에서였다. 박물관 뜰에 놓인 솟대를 보고 막연하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고 집에 와서 기억을 더듬어 그려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 길로 박물관을 찾았고 다시 만난 솟대에서 자식의 입신양명을 위해 정화수를 떠 놓고 매일같이 기도하셨던 어머니의 모습을 만났다.

솟대공예가로 살아가기 이전에 조 작가는 27년간 중등사회교사였고, 퇴임 후에는 우체국장으로 일했다.

사람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지는 것이라는 교육관을 갖고 교사 시절에는 제자들과 자녀 교육에 매진해 ‘아버지가 들려주는 삶 이야기’를, 이후 ‘성공적인 진로선택’, ‘내 인생을 바꾼 아버지의 한마디’, ‘아이의 인생을 바꾸는 인성교육’ 등의 책을 펴낼 정도로 교육에도 열심이었다.

강외우체국장 시절에도 전국 3000여개 우체국 중 유일하게 ‘열린문고’를 만들었다. 사비를 털어 1만여권을 보유한 도서관을 만든 것도 지역 학생들이 책을 통해 꿈을 키우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제자와 자식들을 위해 4권의 책을 펴낸 것도, 지역학생들을 위해 도서관을 만든 것도 모두 세상의 염원을 하늘에 전하는 솟대와 닮았다.

일흔을 훌쩍 넘긴 솟대공예가 조 작가에게는 꿈이 하나 있다.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옆에 솟대를 세우는 것이다. 솟대를 광화문에 세울 수만 있다면 조 작가는 재능기부로 멋들어진 솟대를 세종대왕 옆에 세워 대한민국의 안녕을 기원하고 싶다.

조 작가는 1942년 청주 출생으로 청주고와 건국대 경제학과, 청주대대학원 상담심리학과를 졸업했다. 충청대와 정보통신부 공무원 교육원 등에서 강의했으며 옥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대한명인회로부터 '대한민국 솟대 명인(제15-420호)', '충북도 공예 명인(2015-9호)'으로 선정됐고 청남대·청주시 상수도본부·오송 호수공원 등 국내 10여 곳에 설치돼 있다.

조 작가는 "조상의 얼과 민족의 혼이 담긴 솟대는 꿈과 희망을 하늘과 소통하는 안테나로써 전통 솟대 문화를 보급하기 위해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며 "풍농·풍어를 기원했던 솟대에 자식을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 마음까지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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