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6·7월 평년 이하 강수량 예보…저수율 감소세
도소방본부 3000t 급수지원…도 가뭄 대책에 ‘분주’

▲ 공군사관학교 장병들이 농업용수부족현상을 겪고 있는 청주시 남일면 송암리 일대 논에 급수 지원을 하고 있다. 급수차와 소방차 등이 동원대 약 50t의 물을 공급했다. <청주시>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올 여름도 ‘마른장마’가 예보되면서 가뭄이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5일 국민안전처의 6월 가뭄 예·경보에 따르면 세종과 광주, 경기, 충청, 전남, 경북지역 33개 시·군에 기상가뭄 ‘주의’ 단계가 발령됐다. 이는 최근 6개월간 누적 강수량이 평년 대비 55%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충북의 지난 14일 기준 총 강수량은 177.9㎜로 평년(329.4㎜) 대비 54%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가뭄 해소의 한 가닥 희망인 ‘장마’조차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장마전선은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청주기상지청의 1개월 기상전망(26일~7월 23일)을 보면 26일~7월 2일 충북의 강수량은 평년(58.9㎜)과 비슷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도 마른장마가 될 가능성이 높아 장마 뒤 집중호우나 태풍을 기대해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이다. 올 여름 한반도에는 태풍 2개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강수량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미지수다. 7월 둘째(10~16일), 셋째(17~23일)주의 예상강수량 역시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보됐다.

충북도내(14일 기준) 저수율은 전날과 같은 47%로 지난해의 59% 수준에 불과하다. 농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 32곳과 시·군 관리 저수지 52곳의 저수율은 절반 이하로 떨어져 있다. 특히 옥천 대성저수지의 저수율은 4.8%, 영동 신항저수지와 진천 마차저수지의 저수율은 각각 5.1%로 조사됐다.

충주댐 저수율은 전날보다 0.2% 떨어진 30.5%, 저수위는 119.94m에 불과하다. 지금과 같이 비가 오지 않는다면 2015년 6월에 기록한 114.85m의 역대 최저수위를 다시 위협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청댐 저수율은 전날보다 0.4% 내려간 50%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44.5%)과 평년(38.4%)보다는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충북의 가뭄 피해면적은 논 19㏊·밭 8.7㏊로 집계됐다. 13일보다 논은 0.5㏊, 밭도 7.9㏊ 늘어나는 등 가뭄피해는 계속 늘어가고 있다. 모내기는 99.8%가 완료됐으나 옥수수 5.6㏊, 콩 1.5㏊ 등 밭작물의 시들음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참깨 파종지연도 0.8㏊에 달한다.

이에 따라 충북도소방본부가 가뭄비상급수를 시작한 지 20여일 만에 3000t이 넘는 물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소방본부는 지난달 23일부터 전날까지 518회에 걸쳐 3630t의 용수를 도내 171곳의 물부족 지역에 공급했다. 이를 위해 연인원 409명의 소방대원과 36명의 의용소방대원은 물론 소방차 294대와 기타 차량 27대가 동원됐다.

지원된 물의 용도를 보면 농업용수가 3490t으로 가장 많았고 생활용수 108t, 공업용수 28t, 가축·음용수 4.4t 등의 순이었다.

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생활용수 지원은 상수도사업본부의 협조를 받으나 농업용수의 경우 대청댐관리단의 협력을 받아 그쪽 수원을 이용해 지원하고 있다”며 “재난 현장에 공백이 없는 범위에서 최대한 급수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가뭄 장기화에 따른 양수시설 공급 등을 위해 예비비 20억원을 긴급 지원키로 했다. 여기에 농림축산식품부 가뭄대비 용수개발사업 9억원, 국민안전처 특별교부세 10억원을 추가 확보, 가뭄 극복 지원사업을 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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