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분원을 운영 중인 국립대병원은 서울대(분당), 부산대(양산), 경상대(창원), 전남대(화순), 경북대(칠곡) 등 5곳이며 충남대(세종)와 전북대(군산)에 이어 충북대가 분원을 설립하면 분원이 없는 곳은 강원대, 제주대 등 2곳뿐이다.

(동양일보 조석준/충주 윤규상 기자) 속보=충북대병원이 충북 중·북부권의 의료공백을 채우고 지역주민들에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던 서충주 신도시 분원건립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1월 31일자 1면

동양일보 취재결과 충북대병원은 지난 7일 서충주 신도시 조성 실무관계자로부터 분원의 필요성과 타당성 등에 대한 조사용역 진행상황 등을 보고받은 뒤 구체적 자금조달 계획 등을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돼 조만간 본격적인 분원건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500억원 투입 서충주신도시 산단내 조성 추진

충북대병원, 분원 타당성 조사용역 진행상황 확인

자금조달 계획 협의 중… 충주시 부지제공 ‘적극적’

 

충주시도 충북대병원의 재정투자방안이 확정되는 대로 업무협약(MOU)을 맺고 분원 부지를 제공할 예정이며 분원 일대를 의료클러스터로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시는 지난 2월 분원설립에 대한 타당성조사용역에 이어 최근 부지 추가확보를 위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9월께 그 결과가 나온다.

충북대병원 분원은 2500억원 가량을 투입해 서충주신도시 산업단지 내 요도천 일대 4만㎡에 이르는 부지에 500병상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며 교육부로부터 설립비용의 30%를 국고로 지원받을 계획이다.

충북대병원 분원과 비슷한 규모로 알려진 세종충남대병원의 경우 지난 4월 25일 기공식을 갖고 2019년 10월 개원을 목표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병원은 세종시 도담동 일대 3만5261㎡의 부지에 총 사업비 2680억원을 들여 지하 3층, 지상 11층, 500병상 규모로 31개 진료과와 응급의료센터, 심뇌혈관센터, 뇌신경센터 등 11개 특성화센터 등을 갖추게 된다.

충북대병원 분원 추진은 지난해 12월께 조명찬 충북대병원장이 서충주신도시 일원 산업단지 예정 부지를 직접 둘러본 뒤 조길형 충주시장과 분원건립을 협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충북대병원은 청주와 맞닿아 있는 세종시를 충남대병원에 내준 뒤 오송과 진천·음성 충북혁신도시 등에 분원설립을 검토해 왔지만 의료수요와 수익성이 떨어져 포기해야만 했다. 이후 여러 지역을 대상으로 분원 부지를 찾던 중 환자들의 역외유출이 심한 충주와 제천, 단양 등 충북 북부권을 비롯해 충북혁신도시인 진천·음성과 괴산 등 중부지역을 아우를 수 있는 최적합지인 서충주를 분원 대상지로 정하고 충주시에 분원설립을 제안했다.

충주시도 지역의 열악한 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국립대병원 분원유치를 고심하던 중이었기에 충북대병원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지역 의료계에선 충북대병원 분원이 충주에 들어서게 되면 기존 병원들이 큰 타격을 받거나 의료수요와 수익성이 떨어져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고 일부 언론들도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회의적 시각이 대부분 이었다.

하지만 건강·보건지표가 말해주듯 제대로 된 의료기관이 없는 충북 북부지역과 중부지역 주민들의 건강상태는 타 지역에 비해 매우 나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해당지역 주민들은 지역 의료시설에 비해 규모나 시설, 의료기술이 상대적으로 높은 타 지역 병원을 이용하게 되면서 시간과 비용에 대한 부담이 가중돼 국립대병원 분원유치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충주의 한 시민은 “의료기술의 한계로 타 지역 병원을 찾게 되면서 많은 시간과 돈을 지출할 수밖에 없었다”며 “충북대병원 분원이 충주에 유치되면 타 지역으로 가야했던 지금까지의 서러움을 말끔히 털어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크게 환영했다.

특히 “시설도 시설이지만 분원이 우리지역에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선 우수한 전문 의료진을 확보해야 한다”며 “시민들이 고민 없이 믿고 맡길 수 있는 병원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충북대병원 입장에서도 세종충남대병원이 들어서면 오송, 강내 등 세종시와 인접한 지역의 역외유출은 불 보듯 뻔하다. 더욱이 충북북부(제천, 단양)지역 주민들의 생활권인 강원도 원주에 강원대병원이 분원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칫 시기를 놓치게 되면 분원설립의 추진력을 잃을 수도 있는 상태였다.

충북대병원은 1999년부터 연속 적자를 기록해오다 지난해 18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임대수익, 이자수익, 연구수익 등을 뺀 순수 진료활동(입원·외래수익, 기타의료수익 등)을 통해 벌어들인 의료수익은 2016년 1910억5800만원으로 전년도 1566억900만원에 비해 무려 22%(344억4900만원)나 증가했다.

그러나 새로운 수입원을 찾지 못한다면 안정적인 병원운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충북대병원은 올해 말 착공될 첨단암병원(의생명진료연구동)을 끝으로 더 이상의 시설을 유치할 수 없는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지역의 의료공백 해소와 지역거점 병원으로서의 위상을 다지기 위해서라도 분원설립은 반드시 필요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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