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구청에 5년 내 통합시청사 마련되면 공공청사 이사 ‘붐’
오는 24~25일 농협충북본부 이전…“저가 출혈경쟁 우려도”

청주시가 향후 5년 간 신청사를 마련해 본청과 상당·흥덕구청 이전 등을 앞두고 있어 전국 이삿짐업체들의 경합지역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한국전력 충북본부가 지난해 5월 2일 성화동 신사옥 이전을 위해 이삿짐을 싸고 있는 모습.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청주가 향후 5년 동안 전국 이삿짐 업체와 사무용품 및 집기류 판매업체의 경합지역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단재로 일원 4만5882㎡에 연면적 1만9488㎡ 지상 5층 규모로 건립중인 상당구청사가 내년 2월 입주예정이고, 2019년 하반기까지 흥덕구 강내면 사인리 일원 3만1062㎡에 연면적 1만8129㎡ 지상 5층 규모의 흥덕구청사가 완공 이전하기 때문이다.

청주시 신청사는 상당구 상당로 일원 2만8450㎡에 연면적 4만9910㎡ 지상 15층 규모로 2022년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앞서 한전 충북본부가 성화동 신사옥으로 이전한 데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도 건축허가를 받아 성화동 신사옥 건립, 이전을 추진중이다.

이처럼 공공청사가 잇따라 새 사옥을 지어 이전하면서 전국 50~80여개 이삿짐 업체들이 물밑 수주작업에 들어갔다.

충북에 연고를 두고 있는 C업체 등 5~6개 업체도 입찰 준비에 들어갔다. 또 이들 업체는 사무실집기류 납품업체인 F사 등과 원스톱 입찰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 지역업체들은 모처럼 맞은 호기가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한 업체는 최근 3000여만원 상당의 지역 공공기관 이삿짐 입찰 수주를 받기 위해 한창 준비했지만 허탕을 치고 말았다.

해당 공기관이 지역 업체를 배려해 단가계약을 낮춰 여러 업체에게 물량을 맡기는 과정에서 3000여만원은 받아야 하는 계약물량이 1500만원으로 반토막 났고, 이를 또다시 4~5개 업체가 300여만원씩 받고 나눠 수주하는 꼴이 됐다.

결국 이 업체는 “힘만 들고 돈은 안 되는 ‘헛심 쓰는 일’이 됐다”며 “그래서 ‘반짝 특수’니 ‘모처럼 맞은 호황’이란 표현도 쓰지 않는다”고 전했다.

더욱이 우선 당장 오는 24~25일 이틀에 걸쳐 5t차량 50대 분량의 이삿짐을 성화동 신사옥으로 나르는 농협충북본부의 경우 자회사인 농협물류가 배송을, 농협네트웍스가 사무실집기류를 납품할 예정이어서 지역 업체들은 ‘닭 쫓던 개’ 꼴이 됐다.

농협의 경우 농협중앙회는 물론 농협은행, 농협경제지주, 농협생명, 농협손해, 농협네트웍스, NH개발 등이 함께 이사하면서 보안이 필요한 은행·생명·보험 때문에 외부업체를 쓸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자회사인 농협네트웍스가 사무실집기류를 취급하고 있어 타 업체를 쓰지 않을 예정이다.

이처럼 ‘호황 속 불황’이란 말이 나오면서 공공청사 이전에 지역 업체가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청주 관련업체 한 대표는 “모처럼 호황을 맞았는데 지역 업체들이 많이 참여 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해 제대로 된 가격에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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