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장인철

(동양일보 장인철 기자) 가뭄피해지역의 최대 뉴스는 오는 주말 비소식이다.
이번에는 제발 시원하게 쏟아지길 바라는 그야말로 한마음이다.
가뭄피해를 겪고 있는 지자체마다 물 찾기와 물 절약에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해결책은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는 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충남 서북부의 올해 강수량이 예년 평균의 30%대에 그치면서 대부분의 저수지와 담수호가 농업용수 공급능력을 상실했다.
건설현장에 있어야할 레미콘차량과 살수차까지 동원돼 타들어가는 농경지에 물을 붓는 극심한 가뭄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확실한 대책이 땅속 물 찾기지만 지하수가 나오는 지역마저 제한적이다.
가뭄피해가 집중되고 있는 간척지의 경우 지하수를 파면 바닷물이 나온다.
두 번 모내기를 하는 것도 고통이지만 그 마저도 지하수를 찾은 일부지역에서나 가능한 현실이다. 
물이 흐르지 않는 하천바닥을 깊게 파서 물을 찾고, 저수능력을 높이기 위해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 준설작업도 한창이지만 모두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책일 뿐이다.
지자체마다 가뭄대책의 한계를 토로하며 정부차원에서 광역물관리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다.
금강과 보령댐을 연결해 8%대의 보령댐 저수율에도 충남 서북부 시.군에 생활용수 공급이 가능해진 것처럼 가뭄대책을 광역물관리에서 찾는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상대적으로 담수량에 여유가 있는 아산호와 삽교호를 연결하면 바닥을 드러낸 서산-당진간 대호간척지 담수호에 용수공급이 가능해져 중단된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목마른 서산시는 절박해도 자체적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대안이다.
공업용수로도 못 쓰는 수질에 염분농도가 높아 30%대의 저수율을 유지하고 있는 서산AB지구 담수호를 활용방안도 주목을 받고 있다.
충남도의 해수담수화방안보다 적은 비용으로 담수호의 염분농도를 낮출 수 있어 농업용수 확보가 가능하다는 서산시와 태안군의 의견이다.
서산AB지구 담수호와 간척지의 수자원저장능력을 활용할 수만 있다면 서산,태안,홍성 3개 시군의 농업용수문제는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지자체마다 재난대책본부를 가동해 가뭄에 대처하고는 있지만 지난해 가뭄대책의 반복에 그치고 있다.
자연재난에 대처하는 지자체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
하늘만 바라보는 후진국형 가뭄대책 개선을 위한 정부차원의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물관리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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