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강수량 편차 커…농민 ‘희비’ 엇갈려
본격 장마는 주 후반께…늦은·마른장마 예상

▲ 26일 오후 소나기가 내린 충남 서산시 팔봉면 대황리에서 한 농부가 물이 흘러넘치는 도랑에서 물길을 내고 있다. <연합뉴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 모처럼 단비가 내린 지난 25일 오후, 괴산 연풍면지역 농민들은 쏟아지는 비에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비슷한 시간 인근 불정면지역 농민들은 찔끔 내리다 만 비에 속앓이를 해야 했다.

 

극심한 가뭄과 폭염 속에 모처럼 단비가 내린 지난 25일 충북에서는 지역별 강수량 편차가 커 희비가 엇갈렸다.

26일 청주기상지청 등에 따르면 전날 괴산 연풍면에 84㎜의 비가 내렸다. 충주 수안보 69.5㎜, 제천 덕산 67㎜, 음성 금왕 38㎜ 등 도내 중·북부를 중심으로 다소 많은 비가 내렸다. 추풍령 20.7㎜, 보은 속리산 33㎜ 등 도내 남부 일부 지역에도 모처럼 비다운 비가 내려 타들어가던 농심을 달랬다.

그러나 같은 괴산의 불정면의 강수량은 2㎜에 불과했다. 옥천과 영동은 0.5㎜의 강수량을 보였고 소나기만 잠깐 내린 청주에는 아예 강수량이 집계조차 되지 않았다.

청주기상지청 관계자는 “지역별로 공기 특성에 따른 불안정한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더위 속에 일부 찬 공기가 유입되며 대기가 급속도로 불안정해지면서 국지적으로 강수량 편차가 컸다는 것이다.

27일에도 충북 등 전국에 단비가 예상된다.

이날 오후까지 충청권의 예상 강수량은 10~40㎜다. 이번 비도 계속 내리진 않고 산발적인 소나기 형태로 내리겠다. 지역별 강수량 차이 역시 커서 국지적으로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일부 지역은 소강상태를 보이겠다. 돌풍을 동반한 천둥·번개가 치는 곳도 있겠다.

충남은 이날 새벽에 비가 그치겠으나 충남 내륙에는 오후 한때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겠다. 충북 북부의 경우에는 28일 오후까지 곳곳에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 후반엔 전국 곳곳이 장마전선 영향권 안에 들겠다.

계속된 비 소식에 가뭄 해갈 기대감도 커지고 있으나 완전 해갈까지는 앞으로 2달은 더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말부터 이어진 단비로 폭염의 기세는 한 풀 꺾였다.

예년보다 10일 정도 늦긴 하지만 다음달 3~4일께는 충청 등 중부지방도 장마전선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충청지역 장마는 보통 6월 25일께 시작해 약 한 달간 이어진다.

이번 장마는 ‘늦은 장마’에다 ‘마른 장마’까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평년 기준 충북 등 중부지방의 장마철 강수량은 376㎜ 정도. 올해는 장마기간이 짧아 강수량이 이보다 적을 것으로 보여 가뭄해갈에는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다.

충북도 관계자는 “장맛비가 내린다면 가뭄해갈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가뭄이 심한 곳은 8월은 돼야 완전 해갈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충북지역 누적강수량은 187.7㎜로 평년(388.4㎜)의 48.3%에 그쳤다. 충주댐의 저수율은 28.8%로 평년(31.9%)의 90% 정도 수준이다. 대청댐은 46.3%의 저수율로 평년보다 높은 저수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가뭄이 심각한 충남 보령댐의 저수율은 역대 최저치인 9% 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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