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배 전 총장 교비횡령 항소심 선고공판 결과 관심집중

▲ 29일 오후 2시 청주지법에서 열릴 김윤배 전 총장의 교비횡령 항소심 선고공판 결과에 따라 청주대의 명운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판에서 김 전 총장이 벌금형이 아닌 금고형 이상이 나오면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탈출은 물거품이 되고 퇴출대학으로 선정될 위기에 놓이게 된다. 사진은 지난 5일 개교 70주년 기념식 및 비전선포식을 알리는 현수막으로 장식된 청주대 정문.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김윤배(현 청석학원 이사) 전 청주대 총장의 교비횡령 선고공판이 29일로 다가옴에 따라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은 청주대는 이날 김 전 총장의 선고 결과에 따라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이란 죽음의 늪에서 희망의 끈을 잡고 탈출하거나 더 깊은 수렁 속으로 가라앉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말 그대로 ‘운명의 날’을 맞게 된다.
만약 김 전 총장이 벌금형이 아닌 금고형 이상의 처벌을 받는다면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탈출은 물거품이 되고 자칫 퇴출대학으로 선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심 징역 6월·집유 2년… 검, 항소심서 징역 1년6월 구형

 금고형 이상 선고땐 내년 정부재정지원평가 ‘절망적’


지난 3월 발표한 대학재정지원사업 공동운영·관리 매뉴얼 개정안에 따르면 대학의 지원사업 선정평가 시 전·현직 이사(장) 및 총장, 주요 보직자의 비위 등 부정·비리 대학에 대한 감점 기준을 기존 총점의 최대 5%이하에서 8%이하로 상향 조정되는 등 비리 대학에 대한 제재가 더욱 강화됐다.
재판부도 지역 명문사학의 명운이 달린 만큼 지난 4월 6일 교수회회장, 기획처장에 이어 지난 1일 총동문회장, 총동문회부회장, 총학생회장, 총대의원회의장 등 검찰측과 변호인측의 증인심문을 통해 심사숙고하는 등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청주대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비대위)가 2014년 11월 12일 김 전 총장이 김준철 전 명예총장의 장례비와 영결식 비용, 법무·노무비용 등을 교비로 지출한 것 등을 문제 삼아 업무상 횡령과 배임혐의로 청주지검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9월 8일 업무상 횡령죄를 적용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배임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고, 김 전 총장은 사실오인과 양형부당 등의 이유를 들어 항소했다.
사실 이번 사건은 청석학원 이사회가 김 전 명예총장의 장례를 준비하면서 학교발전에 공헌한 점을 높이 평가해 교비처리를 결정한 것으로 당시 상중인 김 전 총장 개인이 독단적으로 처리하거나 관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분명 억울한 부분도 있다.
청주대는 2014년 8월 교육부로부터 학사관리 운영 등이 부적격으로 평가되면서 대학의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 지금까지 정부지원 장학금과 교수연구비 등에 심각한 차질을 빚으면서 학생과 교수, 직원 등 학내 구성원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더욱이 김 전 총장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 난지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분규대학이란 낙인이 찍힌 채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다행인건 강도 높은 학사구조개편을 무사히 마무리했고 분규를 주도했던 범비대위가 그토록 비난했던 적립금 2900억원으로 전국 대학 중 네 번째 규모의 장학금과 연구비를 충당하는 등 최근 3년간 820억원을 투입해 교육환경 개선과 수업의 질 향상, 학과 특성화 지원 등에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추세대로라면 적립금은 머지않아 곧 바닥을 드러낼 것이고 학교 이미지 저하로 인한 대학지원자 수 감소, 신입생 입학자 성적 하락, 교육부 퇴출대학 선정 가능성 등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청주대 한 관계자는 “이젠 김 전 총장 개인의 문제가 아닌 학교에 있는 학내 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 모두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며 “70년 전통의 지역 명문사학이 죽느냐 사느냐가 이번 공판결과에 달린 만큼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총장은 교비횡령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며, 검찰은 지난해 12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다.
사립학교법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학교법인 임원 자격을 박탈한다고 돼 있어 개교 70주년을 맞은 청주대 설립자의 후손인 김 전 총장의 재판 결과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4월말 현재 청주대에는 학생 1만2000명을 비롯해 교수 576명, 교직원 222명 교직원, 조교 158명 등 총 956명이 있으며 10만명에 이르는 동문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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