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정래수 기자) 세종시가 기관장 출장 강의와 문서위조 의혹 등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고칠진 세종도시교통공사 사장에 대해 감

세종담당 정래수 기자

사에 들어갔다. 고 사장의 비리 의혹이 시청에 알려진 게 지난 5월 행정사무감사 당시부터라는 보도도 나오는 걸로 보면 늦어도 한참 늦은 뒷북 감사가 아닐 수 없다. 세종시가 애써 모른 채 하거나 쉬쉬하다가 여론에 떠밀려 마지못해 감사에 착수한 꼴이 됐으니 세종시의 자정 기능이 온전히 작동하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고 사장의 특권 남용과 갑질 의혹은 잡다하다. 세종시의회 윤형권 의원을 통해 공개된 자료를 보면 말문이 막힌다. 윤 의원에 따르면 고 사장은 세종시와 계약을 할 당시 대학 강의를 나갈 때는 외부 출장이 아닌 연가 또는 외출, 조퇴 등의 복무관리 규정에 서명했다. 그러나 고 사장은 지난 3월~5월까지 3개월 동안 대학 강의를 나가면서 연가 처리를 하지 않고 출장 처리를 했다. 더욱이 시의회 제출한 자료를 조작했음에도, 이를 뒤늦게 출장을 연가로 고쳐 ‘착오로 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본인의 대학 강의 자료 작성을 직원에게 지시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인사전횡도 제기됐다. 8명의 운전원을 공모 절차도 거치지 않고, 채용을 시도하자 경영지원실장의 반대해 인사업무를 서비스 혁신처로 바꾸는 일도 벌어졌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간부 출신으로 4대강 본부 기획국장까지 역임한 인사의 도덕성이 이 모양이라니 고 사장은 부끄러움을 크게 느껴야 한다.

상궤를 벗어난 일들이 백화점 식으로 벌어지는 동안 세종시에서 제동이 걸리지 않았다면 이 또한 큰 문제다. 자기 식구에 대한 온정주의가 작용하지 않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세종시의 이미지에 좋을 게 없다는 조직보호 본능까지 작용했을 터이다. 고 사장 본인은 “열심히 하느라고 했지만, 지적대로 부족한 면이 좀 많았다”고 자락을 깔았다. 물론 억울한 부분이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세종시는 엄정한 감사를 통해 관외 출장을 포함해 사실관계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 공문서 위조 등 법적 문제가 되는 부분도 있는 만큼 상응한 징계조치는 물론 고발까지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세종시의 이름을 걸고 단호하고 엄정한 조치를 취할 때라야만 시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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