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식 충북도보건환경연구원 먹는물검사과장

(동양일보) 대청호는 댐 준공 후 8년만인 1988년 최초로 녹조가 발생한 이래 매년 여름 그 심각성이 언론에서도 많이 언급되고 시민들도 같은 우려를 반복한다. 더욱이 금년은 예년과 달리 강수량 부족과 지속되는 불볕더위로 전국적으로 녹조 발생이 크게 우려되는 상태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장마로 인해 생활 하수와 가축 분뇨 등 영양염류뿐만 아니라 장마쓰레기까지 더해져 녹조를 더욱 부추기는데 있다. 대청호로 유입되는 쓰레기는 연평균 1만1천톤이며 점차 증가되는 추세이다. 이들을 수거하는 데 보름 넘게 소요되고, 처리비용도 매년 6억원 이상이다. 뒤이은 불볕더위로 수온도 급상승하면 본격적인 녹조가 시작될 것이다.
녹조현상은 유속이 느린 하천, 정체된 저수지, 유기물이 과다 유입된 호수에서 온도가 높을 때 나타난다. 이러한 환경에서 아나베나 같은 남조류가 크게 번식하는데 문제는 녹조가 다량 발생 시 '마이크로시스틴'이란 맹독을 분비하며, 사람에게는 간독성을 나타낸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가 먹는물 권고기준을 1 ㎍/L(10억분의 1) 이하로 낮게 설정하고 있고 국내 정수장에도 이 기준을 적용하여 관리한다.
현재 도내에서 대청호를 수원으로 사용하는 곳은 청주시다. 그렇다면 청주시민의 수돗물은 이러한 조류 독소로부터 안전할까? 과연 정수장으로 유입되는 원수와 정수의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얼마나 될까?
 이에 대한 안전성을 조사하기 위해 우리 연구원은 2013년부터 청주정수장으로 유입되는 원수와 정수를 대상으로 마이크로시스틴 농도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매년 조류 발생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정수장 원수에서는 독성물질(마이크로시스틴)이 먹는물 권고기준 1㎍/L 이내로, 정수한 수돗물에서는 현재까지 불검출로 나타났다. 정수장에선 조류로 인해 수질이 악화될 경우를 대비하여 활성탄 처리를 준비하고 있다. 분말활성탄과 소독처리가 포함된 일반적인 정수처리 과정에서도 조류독소는 99% 이상 제거될 수 있다. 그래서 현재 청주시민의 수돗물은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다.
지금은 조류독소 검사결과만 안전하다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조류가 강이나 호수에 대량으로 발생한 이후에 이를 제거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고 효율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오염물질의 유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예방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정하수나 공장폐수를 깨끗하게 처리하고, 농경지나 도시지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빗물과 함께 강으로 흘러드는 것을 줄여야 한다. 대청호로 오염물질이 유입되기 전에 처리하는 것이 수질 안전성을 확보하는 지름길이고 앞으로 검토해야 할 큰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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