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헌부 시인

나무 향에 가려진 흑심이

깎을수록 드러나

 

가다듬을수록

예리한 문자가 되고

 

무심한 낙서로

고전의 아리따운 얼굴을 떠올려

운명의 교향곡을 연주합니다

 

백지에 담아낸 사랑의 줄글을

설렘으로 곱게 접어

대문 앞에 다가서서

 

지워도 되는 줄 알지만

다시는 새길 수 없는 심정으로

그녀의 앞마당을 훔쳐봅니다

 

△ 시집 ‘네 이름을 부른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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