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취임 4년차를 맞았지만 도내 교육계 일각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터져 나와 실망감을 주고 있다.
최근 도내 한 교육지원청 소속 장학관과 장학사가 상 욕심에 눈멀어 자신의 공적을 ‘셀프’로 심사한 사례가 도교육청 감사에 적발됐다.
적발된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면 과연 교육계 고위 공직자들이 할 짓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다.
도교육청 내에서 비교적 높은 직위에 속하는 해당 장학관은 장관 표창 후보로 추천된 자신을 심사하는 자리에 직접 나섰다고 한다.
‘도덕적 해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또 다른 장학사는 부총리 표창 대상자로 추천된 자신에게 높을 점수를 준 사실이 감사에서 적발돼 기강 해이는 물론 교육자로 갖춰야 할 도덕성까지 의심받을 지경이 돼버렸다.
수십여 년 간 교육공무원으로 근무하며 다양한 업무를 다뤄본 공직자들일 텐데 스스로 피하는 ‘회피’를 모를 리 없다.
관련규정을 어기고 상급자 허가를 받아야만 갈 수 있는 휴가를 마음대로 쓴 교장들도 이번 감사에서 무더기로 적발됐다.
6급 팀장급 교육공무원도 도교육감 상을 받기 위해 안건 심사에 참여해 자신을 직접 추천한 사실도 이번 감사에서 적발됐다.
일선 학교에 보내주는 전출금과 사업비, 사립유치원 학급운영비, 인건비 등을 늑장 지급한 장학사와 직원, 상담교사들도 감사반원의 눈길을 피할 수 없었다.
예산이 긴급히 투입돼야 할 부분까지 늑장지급이 감사에 적발됐다고 하니 충북 교육계가 총체적 부실이라는 말이 어울릴 듯싶다.  
‘주성신직(主聖臣直)’이라는 말이 있다.
임금이 어질면 신하도 바르다는 뜻으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라는 의미로 풀이하면 된다.
역설적으로 해석할 경우 김 교육감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다양한 교육 개혁 의지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 버릴 수 있다.
엄격한 법 적용 이전에 이들이 행한 비도덕적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들에게 내린 처분이 고작 ‘주의’와 ‘경고’ 정도라니 남들이 따라 할까봐 걱정스럽다.
이들이 규정을 지키지 않고 행동한 모습이 혹여 어린 학생들에게 어떻게 비쳐질지도 자못 궁금할 따름이다.
감사에 적발된 이들은 김병우 교육감이 취임 이후 지난 3년간 성과를 ‘믿음직한 공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온 시간’이라고 밝힌 내용에 위배되는 ‘짓’을 스스럼없이 저질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적발된 교육공무원들에게 내린 솜방망이 처분은 비교적 가벼워 대다수 교육계 구성원들은 불만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차제에 강력한 교육 개혁 의지를 보여줄 기회를 놓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교육감은 최근 취임 4년차를 맞아 협력과 분권을 통해 희망의 미래를 열어나가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교육감은 교육 개혁 의지가 폄하되는 일이 없도록 고삐를 더 강하게 죄고, 교육계 인사들의 각성도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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