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나르고 시간이 만든 사구 ‘장관’

▲ 필자(오른쪽 네번째)가 일본 내 최다 생산량을 자랑하는 돗토리현의 명물 배를 전시한 20세기 배 전시관에서 배 나무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힘차게 물살 헤치며 일본행

깨끗하게 정돈된 요괴거리

3t 넘는 돌로 만든 마츠에성

바람의 언덕 등 볼거리 풍성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그것도 크루즈 여행을 하기로 결정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더욱이 평일을 포함해 3박 4일동안 사무실 업무를 제껴두고 해외여행을 간다는 건....

설레임과 기대를 가득 머금은 채, 동양일보 앞에서 전세버스에 몸을 싣고 동해항에 도착해 간단히 출국수속을 밟고 승선해 배정된 방에 올라가 짐을 풀고, 선내에 차려진 뷔페식 식사를 맛있게 하고, 갑판 위에 올라가 거대한 크루즈호가 힘차게 물살을 헤치며 출항하는 장면은 배여행에서 맛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운 경험이었다.

어쨌든 여행은 역시 술이 없어서는 아니 되는 것 아닌가? 우리의 살림꾼, 센스쟁이 김국장이 선상위에 멋진 술상을 펼쳐놓고 기다리고 있지 않는가? 처음에는 몇 명 안되던 술꾼들이 점점 불어나 길 여행 동행자 모두가 합류해 한 가족 같이 어울려 즐거운 선상 파티는 압권 중에 압권이었다. 다음날 전날 먹었던 취기를 달래려고 선내 사우나를 하고 식사를 하였는데, 밤새도록 먹었던 술기운은 어디로 사라지고 없어져 버렸다. 분위기가 좋아서인지? 즐거워서인지?

일본에서 첫 번째 일정은 미즈키시게루 로드의 요괴거리인데, 150여개의 요괴브론즈상이 펼쳐져 있었는데, 내가 인상적인 것은 무엇보다도 길거리가 너무 깨끗하다는 것이었고, 거리에는 차량이나 사람이 많지 않았고, 집들이 일목요연하게 규격화 된 듯 정돈되었다는 것이다.

다음 이동 장소로 이동 중 펼쳐지는 드넓은 호수가의 풍경은 무척 아름다웠고, 에도시대의 12개성 중의 하나인 마츠에성에 도착하였는데, 성의 규모도 크거니와, 여기서는 돌이 없어 멀리서 공출된 돌들로 축조를 했다는데, 그중에는 3t 이상 되는 돌들도 있다 한다.

성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동해 호라가와 유람선을 탔는데 배가 수로 위로 놓여져 있는 다리가 낮은 곳이 나타날 때는 선장이 “수그리~!”하면, 모두가 “수그리~!”라고 외치며 몸을 납작 엎드렸다가 다리를 지나면 해제하면서 다시 똑바로 앉아 관람하는 장면이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포켈파크 유시엔 공원에서는 아름다운 인공미와 자연미를 즐겼고, 특히 기억할만한 것으로는 호텔숙소인데, 호텔에 도착해 방배정을 받고, 숙소에 준비된 일본 전통복인 유타카로 갈아입고 사진촬영을 하며 야쿠자와 오야붕 같다고 서로 놀리며 즐거워 했고, 사케와 함께 곁들인 가이세키정식은 충분히 일본문화를 탐닉하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식사를 하고 숙소에 올라와보니 짐정리를 하지 않고 어지럽힌 상태에서 나갔는데, 어느새 테이블이 치워져 있고 정갈하게 이불을 깔아놓고 정돈을 해 놓아 우리의 속내를 보여주는 것 같아 민망하기도 했으나, 어쨌든 이곳에서의 하룻밤은 영원히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되고도 남았다.

둘쨋날 일정은 1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사케이 주조공장을 견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해, 일본 최대의 사구로 일본에서도 죽기전 꼭 보아야 할 곳으로 선정된 돗토리사구로써 이곳에서 4단으로 된 일본정식을 맛있게 먹고 케이블카로 사구까지 이동해 자연적으로 조성된 거대한 사막같은 분위기를 걸어서 사구정상까지 올라갔다 오는 것은 사막이 없는 우리로서는 새로운 경험이었고, 정말 압권중에 압권이 아니었던가 싶다.

다음 장소로 한·일우호교류공원인 바람의 언덕으로 이동했는데, 조선시대때 난파선을 발견해 번주가 선원들을 융숭하게 대접하고 선박을 수리해 다시 조선으로 돌아온 선원들이 은혜를 잊지 않고 서로 교류하였다는 곳으로 한·일관계가 악화된 현시점에서 일본인들에 대한 새로운 모습을 보는 듯 했다.

항구로 돌아오는 길에 과자의 성을 구경하고 사카이미나토항으로 다시 돌아와 간단한 출국수속을 마친 후 승선해 마지막 여행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출항할 때와 같이 술판을 벌이며 남은 여흥을 즐기고, 다음날 동해항에 도착해 청주로 귀향했다. 이 지면을 통해 여행은 모든 것을 떠나서 새로운 경험을 쌓고 우리의 일상에 유익한 추억을 만들도록 해준 동양일보와 길여행팀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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