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늘 가난한 그리움은
억새풀 끝에 흔들리지만
가을햇살보다 더 고운
아버지 말씀은 여귀풀보다 붉고
고구려 병사보다 강하구나
수업료를 가슴에 넣고
막 버스로 산모롱이를 도는데
아버지는 넘어진 나락을 세우고서
산국화는 철철 소리 내어 우시고
나를 떼어놓지 못 하던
어머니 목수건이 갈비에 젖는구나
그래도 어쩔 수 없었네
우리 식솔이 너를 그곳에
두고 온 것은
△ 시집 ‘태양일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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