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 (논설위원/청주대 명예교수)

(박종호 논설위원/청주대 명예교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라는 공간에서 공동생활을 한다. 만물의 영장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면서 건강한 사회구축을 위해 노력한다. 공동체 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법과 규정 등을 만들고 도덕과 규범 등의 밭을 조성하여 가꾸면서 질서라는 도로와 다리 등을 만든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고귀성 등을 최대화할 수 있는 사회, 곧 정상사회의 건설을 위해 진력한다. 그러한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정상사회는 정의, 공정, 형평 등의 요소들이 도도히 흐르는 강물처럼 출렁이는 사회를 말한다. 국가는 물론 공공기관이나 단체, 집단, 조직 등의 운영이 정의, 공정, 형평 등에 맞게 기획되고 집행되는 사회이다.

정상사회의 첫 번 째 요건은 정의수호이다. 무엇보다 정의가 존중되고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의는 어떤 현상이나 사안 등에 대하여 옳고(시:是) 그름(비:非)을 따져 옳음의 편을 들고 지지하는 것을 뜻한다. 옳은 것만이 인정을 받고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에 공조직이나 사회구성원들은 모두 정의롭게 운영되고 관리될 때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고 그들의 존립근거나 정체성 등이 한결 빛날 수 있다. 사회는 정의를 생명처럼 소중히 여기고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정의구현을 행동의 최고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상사회를 건설함에 있어서 다음으로 필요한 요건은 공정의 추구 및 확보이다. 민주주의는 내용이 아닌 과정의 적합성을 가리키듯이 사회의 정상성 여부는 공정이 열쇠가 된다. 모든 의사결정이나 집행 등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사회라야 정상사회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사회이든 한 치의 편파성이나 정실 등이 개재됨이 없이 공정하게 기획되고 처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념, 계파, 친소, 혈연, 학연 등을 뛰어넘어 본질에 맞게 결정되고 수행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상사회 건설의 세 번째 요건은 형평의 확보이다. 사회의 모든 활동들이 형평에 맞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형평이란 균형을 맞춘 상태를 말한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거나 유리하게 결정되거나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관련되어 있는 모든 대상들이 균형을 이루게 하는 것을 뜻한다. 그렇게 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합당한 기준이나 원칙 등이 구비되고 빈틈없이 적용이 되어야 한다. 결코 정실주의나 감정적 배타주의 등이 작용되어서는 아니 된다.

정의가 살아있고 공정성 및 형평성 등이 확보되어 있는 사회는 정상사회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정상사회 건설을 위한 필요요건이라 할 수 있다. 사회가 건강성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들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러한 요건만 갖추었다하여 정상사회가 건설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사회가 정상사회로서의 틀을 견고하게 갖출 수 있기 위해서는 그 주춧돌이 될 수 있는 요건들이 수반되어야 한다. 사회로 하여금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인본사상과 사회적 존재로서의 공동체의식 등이 철학과 문화로서 착근 되게 하여야 한다. 바로 충분요건이 수반되어야 한다. 인간은 누구든지 하늘로부터 자유롭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권리(천부인권)를 가지고 태어났다. 그만큼 존엄한 존재이다. 그렇기에 인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어떠한 경우라도 인권을 배척하거나 무시해서는 아니 된다. 사생활을 침해해서도 아니 된다. 결코 자신의 이익이나 편의 등을 위하여 남에게 폐해나 불편을 주어서는 아니 된다. 이는 사회라는 공동사회가 준수하여야 할 절대적인 수칙이기도 하다.

요즈음의 사회는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이 시끄럽다. 현기증이 날 정도이다. 세계는 세계대로, 국가는 국가대로, 조직이나 집단들도 흙탕물을 튀기고 있다. 세계는 북의 계속되는 반인류적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에 골몰하고, 국가는 정치세력간의 충돌, 갈등 등을 비롯하여 시위행렬 들을 어떻게 진압할까를 놓고 고심하며, 사회는 창원 골프장 살인 사건과 같은 인면수심적 만행과 학교, 사회, 가정 등의 형이하학적 폭력행위에 시달리고 있다. 사회구성원들은 이러한 사태들을 보면서 한숨을 내 품고 있다. 병든 지구촌이고 국가들이며 기관, 단체, 조직들이다. 그만큼 인간의 삶의 터전인 사회가 척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지구촌 모든 구성원들이 나서야 한다. 세상이 앓고 있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 병원(病原)을 제대로 찾아 근치시켜야 한다. 모든 기관, 단체 및 조직들이 하나가 되어 정의를 세우고 공정과 형평 등의 확보에 진력하여야 한다. 필요요건과 충분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정상사회를 건설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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