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옥 시인

고단한 연대 속에
사무치는 흐느낌이
방아품에 젖은 적삼
저리고 시린 상흔傷痕
하얗게
귓뿔 동여매고
걸어온 길 한恨된 시름

피맺힌 울음으로
가슴치며 난간 비벼
고개들어 입 깨물고
개천물도 산을 바라

긴 세월
몸서리 치는
눈을 뜨는 저녁노을

웅킨주먹 쥐는 소리
소달구지 일어선다.
군살박힌 여문 바닥
굽굽이 혈맥으로
긴 탯줄
외진 다리길에
별을 심는 물소리

△시집 ‘나팔꽃’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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