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기관 대표·간부 대거 14일 삼겹살집 회동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도의회와 집행부가 내년 지방선거를 1년 앞두고 협치와 상생의 물꼬를 틀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양희 의장과 이시종 지사 등 양 기관 대표들은 14일 오후 청주시 서문동 삼겹살거리에서 만찬회동을 갖는다. 이날 만남은 김 의장이 먼저 이 지사에게 제안, 이 지사가 이를 수락해 이뤄졌다.

이 자리에는 고규창 행정부지사, 설문식 정무부지사, 서승우 기획관리실장, 조운희 재난안전실장 등 간부공무원과 엄재창·김인수 부의장, 임회무(한국당)·연철흠(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임병운 운영위원장 등 의장단이 참석한다.

양 기관의 수장과 고위직 공무원, 의장단이 공식적인 행사가 아닌데다 특별한 이슈가 없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의회가 이처럼 화해의 손짓을 내민 것은 충주 에코폴리스 사업 포기 문제가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판단아래 그동안 책임 공방으로 경색된 정국을 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와 도의회 여·야는 자유한국당이 단독으로 구성한 ‘경제현안 실태조사를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둘러싸고 갈등과 반목을 거듭해왔다.

이시종 지사가 충북 경제자유구역 가운데 하나인 충주 에코폴리스지구 사업에 대한 포기를 선언한 것이 불씨가 됐다.

이 지사는 지난 4월 “민간 출자사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황에서 더 이상의 지연은 주민 고통을 가중하고, 충주 발전에도 저해된다고 판단했다”며 이 사업의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충주가 지역구인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졌다.

도의회는 이들이 주도한 경제특위를 가동했으나 이 지사는 ‘재의요구’로 맞대응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재의요구를 뒤집기위해 본의회 표결까지 강행했으나 ‘1표 차이’로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도의회 안팎에서는 지난 4일 개회된 357회 임시회에서 한국당이 경제조사특위 재가동을 위한 시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국당이 이번 회기에서 거론하지 않기로 하면서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분위기다.

임회무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의원 간담회에서 특위 재가동을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고 특위 위원들에게 위임하기로 했다”며 “1년 남은 도의회가 앞으로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당이 경제조사특위 등을 당론으로 정해 거세게 밀어붙이던 것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김 의장이 집행부에 ‘삼겹살집 회동’을 제안하면서 그동안 지속돼 왔던 갈등과 반목을 끝내고 해빙무드가 조성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또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싸움만 하는 도의회로 비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도 한 몫 했다.

김 의장은 “그동안 도민들로부터 상생 주문을 많이 받았다"면서 "새 정부도 출범한 만큼 도의회와 집행부가 정쟁보다는 화합을 이루자는 차원에서 삼겹살집 만찬을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