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사망 4명·실종 1명…이재민 441명”

-주택 457동·농지 2989㏊ 피해…정전·단수도

-천안서도 가옥 120동·농지 1057㏊ 침수피해

(동양일보 천안 최재기·이도근·박장미) 22년 만에 최악의 홍수를 만난 청주 등 충북지역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집중호우가 쏟아진 천안에서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7일 오전 청주 무심천 하류 다리에 전날 집중호우로 떠내려 온 살수차가 걸려있다. <충북사진공동취재단·항공촬영협조=충북경찰청 항공대 기장 김민규 경감·부기장 방유룡 경위>

시간당 최고 91.8㎜의 ‘물폭탄’을 맞은 청주는 도심 속 하천이 범람해 피해가 집중되는 등 도심 대부분이 타격을 입었다. 천안 역시 시간당 최고 74㎜의 강수량을 보이며 산사태와 침수피해가 잇따랐다. 지난 16일부터 17일 새벽 5시까지 누적강우량은 청주 290.2㎜, 천안 232.7㎜, 증평 225.5㎜, 괴산 213.0㎜, 진천 149.5㎜, 보은 127.0㎜ 등이다. 청주와 천안을 중심으로 피해복구가 한창이지만 일선 시·군에는 주민들의 피해신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피해규모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에 따르면 이번 비로 충북에서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으며 441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8시께 괴산군 청천면 후평리 배수로에서 이 마을 주민 A(75)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전날 오후 1시 45분께 물꼬를 보러 나갔다가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마을 다리를 건너던 중 급류에 휩쓸린 같은 마을 B(83)씨도 이날 오전 8시 50분께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앞서 지난 16일 오전 9시께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이목리에서 배모(여·80)씨가, 오후 3시 12분께는 상당구 미원면 옥화리에서 이모(여·58)씨가 모두 산사태에 휩쓸려 사망했다.

보은군 산외면 동화리에선 폭우 속 밭에 나섰던 김모(78)씨가 도랑물에 휩쓸려 실종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주택·농경지 침수피해도 잇따라 도내 6개 시·군에서 주택 451채가 침수되고 6채가 반파되는 등 457채가 피해를 봤다. 공장도 15곳도 피해를 입었다. 수마는 6개 시·군 농경지 2989㏊(침수 2782㏊·매몰 102㏊·유실 105㏊)를 집어삼켰다. 가축은 4개 시·군에서 4만2000마리가 폐사해 피해액은 20억원에 달했다.

특히 석남천의 범람으로 청주시 공공폐수처리시설 가동이 중단돼 오는 25일께나 복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주와 괴산에서 비 피해로 귀가하지 못한 이재민은 202가구 441명에 이르렀다. 이들 가운데 126명은 귀가했으나 315명은 이날 오전 현재 여전히 마을회관 등지에서 생활하고 있다.

충북으로 이어지는 도로와 철도 곳곳도 통제됐다. 괴산 지방도 515호 100m 구간이 유실돼 이날 오전 6시까지 통제가 이어졌다. 도내 도로 44곳이 침수되거나 유실돼 42곳은 응급복구를 마쳤으나 2곳은 여전히 작업이 진행 중이다.

천안에서도 전날 폭우로 주민 고립과 산사태, 침수 등 피해가 잇따랐다.

천안시에 따르면 지난 16일 평균 182.2㎜의 비가 내려 10개 하천이 범람하고 가옥 120여채와 농경지 1057㏊가 침수됐다.

특히 253㎜의 물폭탄을 맞은 병천면은 산사태와 도로 유실 등 많은 피해를 입었다. 또 목천읍(247㎜), 동면(201㎜), 쌍용2동(199㎜) 등 많은 비가 내린 시내 동부에 피해가 집중됐다.

이 비로 동면 덕성리와 목천읍 교촌·교천리 등 7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병천면 매성1리 등지에선 50가구의 주민이 고립되는가 하면 청소년수련원의 학생과 직원 245명이 낮 한때 고립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1시 50분께는 동남구 한 요양병원은 침수에 따른 단전피해를 입어 21명의 환자가 인근 요양병원으로 옮겨졌다.

성정지하차도, 청당·청수지하차도, KTX천안아산역사 인근 등이 침수돼 차량이 통제됐으며 시간당 최고 74㎜의 비가 내린 입장면에선 하상주차장에 주차했던 일부 차량들이 떠내려가기도 했다.

아산지역도 탕정면에 171㎜의 폭우가 쏟아지며 천안천 제방이 90m정도 유실됐다. 염치·배방·둔포에선 주택 16가구와 52대의 차량이 침수됐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피해가 잇따르자 천안시는 17일 예정된 2017 화랑훈련을 취소하고 공무원 500여명, 군인(육군 3585부대) 169명, 자율방재단 10명 등 680여명의 인력과 굴삭기 25대, 살수차 등 장비 37대를 동원,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천안시 감염병대응센터는 배수작업이 완료되면 가구별 방역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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