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회동 거부…청주 수해복구 현장서 ‘1시간 삽질’
한국당 “오후 내내 머물 것”…주민 “보여주기식” 비난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수해지역을 찾아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모인 청와대 회담에 불참하고 떠난 봉사활동에서 1시간 만에 자리를 떠나 지역주민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홍 대표는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들러리를 서지 않으려고 청와대 회동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수해 복구 현장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첫 회동에서 한미FTA를 따지다 보면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기 때문에 원내대표들과 (회동)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는데 (청와대에서) 굳이 오라고 하니 못 가겠다고 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홍 대표는 “미국이 (한국에) 큰 이익을 준다고 주장하는 한미 FTA를 통과시킬 때 (당시 야당과 문 대통령은) 매국노, 제2의 이완용이라며 비난했다”며 “자기들이 집권하면 한미 FTA를 재협상하겠다고 했지만, 도리어 재협상을 당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미 FTA를 재협상하면 지금보다 (우리나라가) 불리하게 될 수 있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이런 문제를 따지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에서 절감한 행사비용 3000만원을 수해복구에 써달라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하고, 당직자 등 200여명과 함께 침수 피해농가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한국당은 애초 홍 대표가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자원봉사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홍 대표는 예정보다 50여분 늦은 낮 12시 20분께 현장에 도착해 30여분간 흙더미 치우기 등 복구작업을 도왔다.

이어 점심 식사와 수해복구 지원금을 전달한 뒤 1시 55분께부터 20여분 더 복구 작업을 하다 현장을 떠났다.

이날 청와대 회동을 거부한 채 청주에 내려와 오후를 수해 현장에서 보내겠다고 했던 홍 대표의 자원봉사는 1시간 남짓에 그쳤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 인증글은 잊지 않았다.

그는 “청와대 들러리 회담에 참가하기보다 수해지역을 찾는 것이 바른 길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오늘 청주 수해 현장에서 삽질을 하고 왔다. 오랜만에 해본 삽질이라 서툴기 그지없었지만 같이 간 당직자들이 일을 열심히 해주어 흐뭇하기 그지 않다”고 소감을 전했다.

일부 지역주민은 “홍 대표가 온다고 해 여기저기 막아놔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었다”며 “해결책을 내놓고 가야지 이렇게 보고가는 것은 안 된다”고 보여주기식 봉사활동을 비난했다.

김태흠·이재만 최고위원과 홍문표 사무총장 등 주요 당 지도부는 오후 6시까지 복구 활동에 구슬땀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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