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사자성어(?)를 고른 다면 단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다. 자기 눈의 들보는 못 보면서 남의 눈의 티끌은 잘 본다고 한다. “남을 탓하듯이 나를 탓하고, 나를 용서하듯이 남을 용서하라.”고 했다. 과거 야당하던 시절과 지금 여당하는 시점에서의 판단 기준이 너무도 다르고, 과거 여당하던 시절과 지금 야당하는 기간의 판단 기준이 너무도 다르다. 과거 한미 FTA 반대하던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당시 FTA 담당했던 관료는 마치 죄인이 된 것처럼 언론과 야당의 질타를 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요즘에 와서는 오히려 미국의 트럼프가 잘못된 합의였다고 한다. 모든 것은 세월이 흐르고 난 후에 밝혀지게 마련이다. 한 세기도 지나지 않아서 진실이 밝혀지고 있는데 모든 것이 포풀리즘에 묻혀버린 것 같아서 안타깝다. 미래를 보고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그립다.
 각료 인사 때가 되면 항상 나오는 말이 있다. 논문표절, 음주운전, 전과경력, 불법투기(위장전입) 등등 윤리적 잣대의 기본이 되는 단어들이 나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명된 사람을 보면 거기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별로 없다. 특히 도덕적이지 못한 사람들이 도덕군자인 것처럼 행세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구역질이 난다. 음주운전 경력을 감추는가 하면 음주가 마치 자랑인 것처럼 두주불사를 과시하기도 한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여 항상 선거법 위반으로 문제가 되고도 또 출마하고 감언이설로 혹세무민한다. 앞으로는 장관이 되려면 중학교 때부터 관리를 해야 한다는 말도 생겼다. 그만큼 흠집이 없는 인사가 드물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그렇다. 세상에 흠결 없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마하려는 사람들은 일반인에 비해 좀더 도덕적이었으면 좋겠다. 부동산투기나 탈세, 범죄경력 등을 아주 작은 글씨로 표기하여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전력이 있으면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출마예상자들의 면면을 보면 한두 가지 흠결은 모두 가지고 있다. 흑색선전도 엄청날 것이다. 가정사를 묘하게 꾸며 마치 파렴치한 사람인 것처럼 만들어 놓고 후보 사퇴한 사람도 있다. 그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보기도 하고, 여론조사할 때 일부러 경쟁자를 빼놓고 하여 상당한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모두 다 선거에 이기기 위한 전략일 것이나, 범죄사실을 숨기고 착한 인생을 산 것처럼 꾸미는 것은 없어야 한다. 또한 자신의 당선을 위해 흑색선전을 하거나 한 방에 끝내려고 거짓뉴스를 만들어 유포하는 것은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명예훼손 정도로 처벌할 것이 아니라 다시는 선거판에 발을 들여놓지 말도록 일벌백계해야 한다. 유권자들도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둔갑시키는 후보나 선거판을 기웃거리다 광(?)이나 팔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말아야 한다. 당선되고 보자는 식으로 공약을 남발하는 이들도 가려야 한다. 이른바 선택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도 구별해야 한다. 무조건 공짜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공짜에는 반드시 타인의 부담(세금)이 전제가 된다. 모두가 두루 혜택을 보면서 미래지향적인 공약을 보아야 한다.
 자신에게만 지나치게 너그러운 세태를 바꾸어야 한다. 자신의 자녀에게만 너그러운 가정교육환경을 바꿔야 한다. 가르칠 때는 혹독하고 냉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론만 배운다고 수영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에 집어넣고 혹독하고 냉정하게 해야 빨리 배울 수 있다. 캥거루 주머니에 넣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독수리처럼 잘 날 수 있도록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는 훈련도 필요하다. ‘내로남불’은 자신에게만 너그러운 우리네 현실을 잘 풍자해 주고 있다. 스스로에게 좀더 엄격해지자. 일본을 미워하지만 말고 그들의 타인 배려하는 교육은 좀 배워 보자. 내가 귀한 만큼 남도 귀하다는 것을 꼭 인식해 보자.
 남의 눈의 들보만 보는 이여!
 이제는 자신을 먼저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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