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서원구 농축산경제과 주무관 박혜영

(동양일보) 요즘 농촌에서는 고령화 및 고된 일을 기피하는 사람들로 인해 일손을 구하기가 더욱더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청주시는 여러 농가에 도움이 되고자 4개 구청 농축산경제과와 면·동 주민센터에서 일손 돕기 창구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농가에서 일손 돕기를 요청했고 여러 농가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
필자는 올해 농촌 일손 돕기에 두 번 참여해 현장에서 복숭아 솎기작업을 해보았다. 현장에 도착해서 넓은 복숭아 과원을 보니 걱정이 앞섰다. 넓은 과원을 세 명이 관리하는 실정이라 일손 도움 없이는 수확에 어려움이 있을 농가를 생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솎기 작업을 시작했다. 복숭아 솎기 작업을 해 본 경험도 없고 날씨는 더워지고, 내가 평소에 먹던 복숭아가 이런 힘든 과정을 거쳐 수확이 가능하다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됐다. 땀 흘려 우리 농산물을 지키시는 농업인들의 고마움도 느낄 수 있었다.
봄부터 비가 오지 않아 농작물이 시들거나 모내기가 지연돼 농업인들의 걱정이 컸었다. 실제로 나는 일하면서, 물이 부족하다며 도와줄 수 없냐는 전화를 많이 받았는데 근본적으로 도와줄 방법이 없어 안타까울 뿐이었다. 문제는 이런 가뭄이 해마다 되풀이 되고 더 심해진다는 것인데, 기후변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므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가뭄이나 태풍, 우박, 지진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농작물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때론 1년 농사를 망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대비한 농작물 재해 보험이 있다. 농업인들이 자연재해로 인해 농작물 피해를 입었을 때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으로 매년 재가입을 해야 하며, 보험료의 80% 안팎을 농림축산식품부와 지자체가 지원한다. 농업인 부담은 농작물의 경우 10~25%이다. 자연재해는 인력으로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농작물 피해발생시 보상이 아닌 복구비 정도만 지원됨에 따라 농가 소득 안정을 위한 실질적인 보상책인 농작물 재해 보험 가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만큼 각 읍?면?동에도 재해 보험 관련 팸플릿을 비치해둬 농민들로 하여금 가입할 수 있도록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농작물 재해 보험은 사과, 배, 벼 등 총 58개 품목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가입 금액의 60~90%를 보장해주고 청주시 같은 경우 농업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보험료의 일부를 추가 지원해주고 있으나 가입률이 매우 낮은 실정이다. 재해보험에 대한 농업인의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재해에 대한 심각성보다는 보험료를 손실비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운전자에게 자동차 보험가입이 필수인 것처럼, 농업인들도 1년 내내 자연재해에 노출될 상황을 대비해 농작물 재해 보험 가입이 필수라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폭염이 지속된다면 농작물과 더불어 가축 피해도 심각하므로 가축사양 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더위로 인한 열사병 방지를 위해 소, 돼지와 같은 가축은 몸에 찬물을 끼얹어줘 체온을 낮추고 늘 신선한 물을 충분히 마실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며 여름철에는 복사열에 의해 축사 내부의 온도가 쉽게 상승하기 때문에 환기창이나 통풍창을 통해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도록 해줘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축사를 청결히 하고 축사소독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젠가 ‘농촌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는 문장을 본 적이 있다. 처음 봤을 땐 무슨 뜻이지 하는 의문이 들었으나 지금은 충분히 이해가 되고 있다. 우리 농산물과 축산물을 지켜 농민들이 행복한 농촌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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