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운천교 인근 6~7그루 집중호우시 급류에 꺾여 물흐름 방해하면 '범람피해' 우려
주민들 "안전사고 막아야"… 청주시 "걱정할 필요 없어...장마 끝나면 하천정비할 것"

청주시 제2운천교 인근 무심천 중앙에 자리한 자생나무 6~7그루에 각종 부유물이 걸려 있다.<사진 경철수>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지난 24일 오후 청주에 시간당 최고 50㎜가 넘는 비가 내리자 동양일보 편집국으로 다급한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청주 제2운천교 인근 무심천 한 가운데 큰 나무들이 자리하고 있어 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자칫 큰 비가 내리면 범람할 우려가 있다는 제보전화였다.

이날 오후 2시40분께 청주기상지청은 청주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했다.

미원에 시간당 최고 57.5㎜의 장대비가 내리면서 청주지역 수해복구 작업이 모두 중단됐다.

같은 시각 동양일보 기자가 제보현장을 찾았다. 집중호우에 빠르게 불어나는 무심천 수위 한 가운데 실제 6~7그루의 자생나무가 자리하고 있었고, 지난 16일 폭우로 떠내려 온 부유물과 생활쓰레기가 나무들에 걸려 있었다.

제보자는 지난 청주 석남천 범람 피해사례가 재연될까 우려된다며 신속한 조치를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16일 누적강우량 290㎜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렸을 때 청주 석남천이 서청주대교와 석남천 월류수처리 시설 공사 자재에 막히면서 범람한 것으로 실제 분석한 바 있다.

당시 석남천 범람으로 인근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되면서 수배전시설이 침수돼 이 아파트 450여세대 입주민들이 복구 작업 5~6일 동안 단전·단수로 불편을 겪었다. 또 인근 대형마트가 침수돼 전 직원이 피해복구에 나서는 등 영업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하경사가 완만해 유속이 느린 미호천과 유속이 빠른 무심천 합수부의 경우 집중호우 시 역류현상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보도블럭과 아스콘으로 포장된 도심이 지표수를 흡수할 수 없는 상황에서 40여개 지류 소하천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제보자 A 씨는 “나무들이 급류에 꺾여 제2운천교에 걸리면 물의 흐름을 막아 범람할 수도 있다”며 “시민 안전을 생각해 미리 대처하는 것이 선제적 행정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청주시 관계자는 “도로폭이 5m 이내라면 가능한 얘기지만 무심천은 100여m에 달해 우려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하천 부유물과 치수에 방해되는 잡목 제거, 바닥 준설 작업 등을 시행하고 있다”며 “장마가 끝나면 하천 전반에 대한 안전진단과 폭우로 떠내려 온 부유물을 수거하는 대대적인 하천정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