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암 시인
우리가 만난 것은
황사 이는 유년의 언덕
언제나 혼자였다
오래도록 거기 서서
돌아서 가는
사람들의 무거운 발걸음만
가슴 가득 새기고 있다.
눈물 한 방울
향나무로 자라나고
또는 종아리를 감아도는
흙탕물의 어리광
가시 여린 장미로 피어나고
남들은 하염없이 달려가는데
때아닌 적단풍 한 잎 손 흔들고
우리는 언제나
엎디어 혼자 만나야 한다.
아아 그 자리에 엎디어
오도가도 못하고 꽃피우고 잎 피우고
눈물마저 흘리며
△시집 ‘가을사랑’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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