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1%가 아쉬운 시대에 수다 여행만으로 5~7%의 시청률을 이뤘으니 대성공이다.

무엇보다 연예인이 없고 이름표 떼기 게임도, 까나리액젓 벌칙도 없다. 유희열이 MC를 맡았지만, 그는 조용히 조율사 역할만 했을 뿐이다.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잡학사전'(알쓸신잡)이 지난 28일 시청률 6.1%(이하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로 막을 내렸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8%였다.

 지난달 2일 5.4%로 출발한 '알쓸신잡'은 매회 시청률이 야금야금 올랐다. 지난 14일 7회에서 7%를 넘길 때까지 한 차례도 떨어지지 않는 힘을 과시했다.

 7회에서 7.2%를 기록한 것을 정점으로, 마지막 수다 여행을 보여준 21일 8회에서 6.5%로 떨어진 것이 최초의 하락이었다. 이어 이 프로그램은 서울에서 찍어 28일 방송된 감독판이 6.1%를 기록하며 아듀를 고했다.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도 5% 미만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알쓸신잡'의 이런 성과는 방송가에 또다시 파란을 일으켰다. 예능계가 술렁댄 것은 물론이다. '개그콘서트' 등 공개코미디가 추락하고, 쿡방을 거쳐 관찰 예능 프로그램도 이제 포화상태에 접어든 상태에서 등장한 '알쓸신잡'은 새로운 볼거리의 출현이었다.

 40~50대 지식인 아재들의 수다가 과연 얼마나 관심을 끌까 했지만, 역시 모든 것은 사람이 좌지우지한다는 것을 '알쓸신잡'은 다시 보여줬다. 캐스팅의 귀재, 사람 간의 조화를 창출하는 데 탁월한 나영석 PD의 선구안은 이번에도 대성공했다.

정치인 출신 유시민 작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소설가 김영하, 뇌 과학자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빚어내는 하모니, 수다의 합은 정교한 액션영화의 그것 못지않았다.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둘째가라면 서러운 입심을 장착한 이들은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수다를 떨었고, 쉼 없이 말을 했다. 밥상의 반찬에서 시작된 수다가 어느새 대기권 밖 우주까지 미쳤을 정도로 주제는 자유자재였고, 이야기는 사통팔달 어디든지 뻗어 나갔다.

튀어나온 못 같은 유시민으로 인해 초반에는 아슬아슬하게 불협화음이 빚어지는가 했던 분위기도 회를 거듭하면서 적절히 둥글둥글해졌고, 막판에는 '수다왕'을 놓고 유시민을 제치고 김영하와 정재승이 수위를 다투는 모양새가 됐다.

이들의 이야기는 제목처럼 딱히 실생활에서 쓸데가 있지는 않지만, 알아두면 나쁠 게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래서 시청자의 지적욕구와 허영심을 건드리는 데 성공했고, 이는 출판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수다에서 언급된 책이 갑자기 잘 팔라기 시작하는 등 방송 외적 효과가 나타났다.

감독판에서는 앞선 방송에서 편집돼버렸던 수다를 중심으로 한 뒤풀이가 펼쳐졌다. 제작진의 편집술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능은 역시 편집이 포인트다.

한편, 28일 방송된 예능프로그램 시청률 1위는 SBS TV '정글의 법칙 인 코모도'로 11.2%-15.3%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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