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 최태호(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세종시는 젊은 도시다. 신생도시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대부분 젊다. 그래서 처음에는 걱정을 했으나 그것이 기우였음이 금방 밝혀졌다. 젊은이들은 화합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으로 바라보기 쉬운데, 세종시에 살다 보니 참으로 활기찬 도시라는 것이 몸에 와 닿는다. 아침에 일어나서 스마트 폰을 열면 카카오 톡으로 20 명 정도가 인사를 한다. 참으로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매일 이렇게 정성으로 보내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한문구절을 풀어서 보내는 친구를 비롯해서, 부처님 말씀을 보내는 친구, 성경말씀을 보내주는 친구, 그리고 예쁜 사진에 좋은 글을 올려주는 친구 등등 정성이 고마울 따름이다. 카톡 끝나고 페이스북을 열면 정말로 젊은 친구들이 줄줄이 글을 올려 놓았다. 별 것 아닌데 ‘좋아요’를 눌러주는 친구들은 정말 고맙다. 그 속에는 그들만의 소통법이 있다. ‘좋아요’를 눌러 주고, 댓글을 써주는 배려도 잊지 않는다. 인터넷을 열면 뉴스 말미에 대부분 악성 댓글이 많이 달려있는데, 페이스 북에는 좋은 글과 건전한 비판이 있어서 좋다.

 요즘 젊은이들이 하는 페이스북을 바라보면서 삶의 활기를 찾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자신을 알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소통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러한 삶의 방법이 세종시에서는 좋은 결과를 많이 만들어 내고 있다. 소그룹 모임도 많고, 아파트 단지 내의 소통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첫마을의 경우는 딱딱한 마을 분위기가 벌써 오래 전에 사라졌다. 아파트 광장에서 음악회도 열고 어르신을 위한 잔치도 연다. 물론 첫마을만 그런 것은 아니다. 조치원에 있는 아파트 단지도 행사를 자주 하는 것을 보았다. 부인회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동 별로 자치 모임도 정기적으로 여는 곳이 많다.

 과거에는 아파트라 하면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몰랐는데, 지금은 소셜 미디어로 인해 이웃 간의 거리가 좁혀졌다. 스마트 폰이 온통 걱정거리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젊은이와 어르신과의 소통공간이 되기도 하고, 동아리 모임의 중재가 되기도 한다. 한 때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모임을 만들더니 요즘은 밴드를 통해 동아리 모임을 많이 만든다. 아직도 좋은 카페는 건재하고 있고 부작용이 있던 일부 사이트는 사라지고 없다. 세종시에는 큰 인터넷 카페가 몇 개 있다. 이를 통해서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정책을 토론하기도 한다. 이제는 하나의 압력단체가 되어 시민들의 대변인 역할도 할 수 있는 단계가 되었다. 세종시는 스마트 도시답게 스마트하게 발전해야 한다. 조만간 화폐의 개념이 없는 도시가 될지도 모른다. 스마트 폰으로 화폐를 대신하는 날이 곧 올 것이다.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세종시가 제일 먼저 그런 도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종시는 젊은 도시답게 급격하게 변화할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이기 때문에 스마트도시로 가는데 걸림돌이 별로 없다. 적응도 빠르다. 처음에 걱정했던 인간미 없는 도시는 참으로 기우였다. 신도시에 가 보면 얼마나 활기차게 생활을 하는지 눈이 커진다. 스마트폰을 열어서 금방 모임을 만들어 찻집에서 오순도순 이야기하는 것을 보노라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가끔 머리가 센 중년과 젊은이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만나서 대화하는 것을 보면 세대 간의 벽도 무너지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무미건조할 것 같은 현대인의 삶이 세종시에서는 활발한 자기계발로 이어지고 있다. 아침에 주민자치센터에 가서 공부하고, 오후에는 요가를 즐기며, 저녁에는 활발한 토론을 즐긴다. 댓글을 주고 받으며 격려하고 응원하며 힘을 얻는다.

 나이를 먹으니 세상살이가 쉽지는 않다. 적응하기도 바쁘다. 그래서 나이와 같은 속도로 늙어간다고 하는가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소통법을 배우니 행복하기 그지없다. 젊어지라고 함께 백화점에 가서 옷을 골라주는 친구도 생겼고, 힘들 때에 응원해주는 친구들이 많이 생겨서 행복하다.

 세종시의 삶은 하루하루가 즐겁고 새로운 경험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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