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외유…음주 추태 등 잇단 기소 악재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 자유한국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채 1년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격랑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최근 한국당 소속 도의원 3명이 물난리 속 외유로 물의를 일으켜 제명된데 이어 전 도당 위원장과 도의원 2명이 잇달아 기소되는 등 악재를 만났다.

청주지검은 지난 3일 충북도의회 의장 선거를 앞두고 동료 의원에게 지지를 부탁하며 돈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한국당 강현삼(제천2) 도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강 의원에게 돈을 건네받은 같은 당 박병진(영동1) 도의원도 뇌물수수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7월 치러진 도의장 선거를 앞두고 당내 후보 선출과정에서 박 의원에게 지지를 부탁하며 두 차례에 걸쳐 500만원씩 총 1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의원은 이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지난해 6월께 강 의원에게 돈을 되돌려 준 것으로 전해졌다.

도의회에 충북도당은 당 소속이었던 도의원 3명의 외유성 해외연수와 그 와중에 나온 김학철(충주1) 도의원의 ‘레밍’ 망언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송태영 전 충북도당위원장도 병원 응급실 추태로 지역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사퇴 요구와 함께 형사 입건되는 처지에 놓이면서 도덕적 비난을 사고 있다.

송 전 위원장은 도당위원장 신분이었던 지난달 10일 충북대병원에서 응급실 문을 발로 걷어차고 보안요원 멱살을 잡는 등 소동을 벌인 혐의(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지난달 31일 송 전 위원장을 불구속 입건하고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송 전 위원장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경찰 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소속 김정문 제천시의장은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가짜뉴스를 유포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의장의 첫 공판은 지난달 6일 청주지법 제천지원에서 열렸으며 오는 10일 2차 공판이 예정돼 있다.

충북도의회도 사상 유례 없는 해외연수 소동으로 민심이 싸늘해져 남은 임기 10개월이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열리는 도의회 358회 임시회부터 한국당 17명, 민주당 9명, 국민의당 1명, 무소속 3명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사상 최악의 물난리 속에 외유성 유럽연수에 나서 파문을 일으킨 민주당 최병윤(음성1) 도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고 자유한국당 소속 도의원 김학철(충주1)·박봉순(청주8)·박한범(옥천1)의원이 중앙당으로부터 제명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제명당한 한국당 의원들은 민주당 소속 이시종 지사가 이끄는 도 집행부 견제와 감시 활동에 왕성한 의욕을 보여와 나름 당내 ‘에이스’들이다.

하지만 무더기 제명 조치로 한국당의 대 집행부 견제 동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당 한 당원은 “충북수해와 도당위원장의 음주 추태 등으로 충북도의회는 물론 한국당 충북도당이 전국적으로 조롱과 비판의 대상이 됐다”며 “최근 도당위원장에 새로 추대된 박덕흠 의원과 김양희 의장이 당내 분위기를 어떻게 추스를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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