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춘택 <영동군의회 의장>

정춘택 <영동군의회 의장>

나는 37년이라는 적지 않은 기간 동안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2014년 동시지방선거를 통해 기초의회 의원의 길을 걷고 있다.

집행부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추진한 각종 사업이나 시책들에 대해 나름대로 군민들을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자부하면서 열심히 노력했지만, 의회에서는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여 질의할 때면 그런 시각일 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특히 군민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의견을 제시하는 의원들을 볼 때면 경외심마저 들곤 했다.

젊은 시절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던 공직생활이고 나름대로 수 십 년간 쌓아 왔던 노하우가 있다 할지라도 보는 관점에 따라 잘하는 것처럼 보이고, 때로는 잘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있듯이 열심히 노력만 한다고 좋은 결실을 맺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 7월이 되면서 2014년 의원으로 당선되어 의원으로써 업무를 수행한지도 벌써 3년이 지났다. 당선되면 항상 늘 주민들과 소통하고, 군민의 대변자가 되겠다는 그동안 신념을 갖고 열심히 현장을 누비며 주민들의 손과 발이 되어 뛰어 다닌 것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것을 보면 눈가에 웃음이 지면서 나름 열심히 했다는 생각에 그동안의 피곤함을 달래곤 했다.

지금은 영동군의회 의장이라는 무거운 중책을 짊어지고 있다. 집행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각종 사업과 시책들이 계획대로 잘 추진되고 있는지, 주민들의 피해나 불편 사례가 있지는 않은지, 더욱 세심히 살펴보라는 군민들의 요구가 아닐까 하는 마음에 더욱 바빠지는 세월을 실감하고 있다.

3년이라는 기간에 의원이 되어 많은 주민들과 직접 접하면서 희노애락을 함께 하다 보니 공무원으로 재직할 때에는 보이지 않던 많은 부분들을 볼 수 있게 되었고, 예전에 의원들이 왜 그런 지적을 했었는지 느끼지 못했던 많은 부분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또한 후배 공무원들도 지역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문제가 되고 있는 사업장이 있으면 조용히 불러 주민들의 입장과 요구사항 등을 알려 주고,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의 길인지 서로 의견 교환을 하다 보면 모두가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일체감을 느끼곤 했었다.

집행부와 의회의 관계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 아닐까 싶다.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일하라는 것으로 쉽지는 않지만 자신이 정한 원칙에서 업무를 진행한다면 현재 의원의 입장에서 후배들을 보다 쉽게 접하고 편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서로 균형과 견제를 통해 군민들이 원하는 대로 맡은 일을 추진하는 것이 정도가 아닐까도 생각해 본다.

이제 의원의 임기가 1년 남아 있는 시점이 되었다. 의회 의원은 주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집행부가 군민을 위한 행정을 할 수 있도록 올바른 견제와 합리적인 대안 제시를 통해 군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되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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