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청주 무심천에선 근래에 보기 드문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승훈 청주시장을 선봉장으로 민·관·군·경이 하나가 돼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을 지우는 대대적인 환경정화 활동이 벌어진 것이다.
공무원과 시민, 자원봉사자, 군·경 등 그 숫자만 해도 1500여명에 달했다.
시는 군·경과 민·관이 하나가 된 만큼 조기에 하천 정비가 안정화 될 것으로 기대했다. 긴급 응급복구가 마무리된 청주시가 항구적인 복구 작업에 돌입하면서 상징적 의미가 담긴 청주 무심천의 환경정화 활동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청주 무심천 지류인 가경천과 율량천, 영운천 등 소하천은 폭우로 유실된 산책로이며 하천 바닥이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시가 민생현장 복구를 우선적으로 한 점을 십분 이해하더라도 시민들이 지난 상처를 씻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수해 흔적을 지우는 데 세심하게 행정력을 동원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시민 모두가 하천의 주인이란 생각으로 정비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이 동참할 수 있는 것은 수해의 흔적인 생활쓰레기와 부유물을 치우는 일 정도다.
결국 도시 인프라를 되살리는 일은 청주시 행정의 항구적 과제가 될 것이다.
이미 수마가 안겨준 2차 피해는 시작됐다. 청주, 증평 등의 침수차량이 1700여대에 달한다는 소식이 중고차 업계에 빠르게 퍼지면서 중·소규모의 중고차매장은 소비자들의 막연한 불신에 발길을 돌리면서 한여름에 경기한파를 겪는 형국이다.
침수된 주택과 상가들은 곰팡이와의 싸움에 돌입했다. 충북보건환경연구원은 피부병과 호흡기질환 등 2차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곰팡이 번식을 막기 위한 제습과 청결한 환경을 유지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청소 뒤 문과 창을 열어 환기시키고, 선풍기 등을 이용해 실내를 건조하게 해 곰팡이의 추가 번식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환기팬이나 제습기를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농민들은 지난 물난리로 농경지 유실과 함께 3000여대에 이르는 경운기, 콤바인, 이앙기 등이 침수됐지만 마땅한 보상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나마 시가 농기계 크기에 국한하지 않고 지원하는 ‘농업기계화촉진법’ 개정을 정부에 건의하고 이 법안을 근거로 조례를 제·개정해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다행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난 5일 오전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전국 시·도 단체장 화상회의에서 사상 최악의 수해를 입은 충북이 제 모습을 찾는데 도움을 준 전국 지자체와 자원봉사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간 충북의 수해복구 현장에는 7만60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했고, 이중 타 시·도에서 온 인력이 1만5000여명, 지원 장비가 238대에 이른다고 한다.
이처럼 전국의 온정이 답지하면서 충북의 수해현장을 빠르게 응급복구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항구적인 복구활동 지연으로 미처 도움을 받지 못해 속앓이만 하고 있는 주민은 없는지 시와 도는 세심한 정책적 배려를 펴 나가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위민행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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