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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세이-공직생활에 대한 회상
동양에세이-공직생활에 대한 회상
  • 나기정
  • 승인 2017.08.13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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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정 <전 청주시장>

나는 청주시 내수읍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분교에 입학하여 3학년 때 8ㆍ15 광복이 되었고, 5학년 때 처음 책걸상에 앉게 된 것이 기뻐서 환호성을 지른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일제 말기에 수저까지 모두 공출하고 군수용 송진을 채취하는 일에 어린학생들도 동원 되었다. 광복 후에도 내의 없이 무명 바지저고리만 입었었다. 이런 모습은 그 시대 우리 국민들의 일반적 생활모습이었다. 너 나 없이 가난뿐인 시절이었다.

그 후, 내 삶의 중요한 모든 시기를 공직에서 일했고, 공직을 떠나서도 지역이나 정부가 하는 일에 늘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습관처럼 되어 지금도 몇 가지 일에 관심을 쏟고 있다.

내가 공직에 입문을 한 것은 1961년 제2공화국 민주당정부의 첫 번이자 마지막 공채시험을 통해서였다. 5ㆍ16혁명정부의 발령으로 최하 직급인 9급 행정서기보로 시작해서 면과 군, 시와 도, 내무부와 청와대 비서실에서 오직 지방행정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그래서 공직생활을 통해 이루어진 일은 내 인생의 보람이고 이루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혹 남들이 재미없는 인생을 살았다고 해도 후회는 없다. 다만 내 가족과 직장 동료들에게 여유롭게 살지 못한 것이 미안할 뿐이다.

공직생활 중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몇 가지가 보람으로 남아 있다.

첫째는, 청주시의 외곽 순환도로 건설과 버스터미널 이전사업이다. 청주의 미래를 위해 미룰 수 없는 사업이지만 시의 재정형편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다. 그래서 동부 우회도로는 토지공사의 사업비 지원으로, 서부도로는 주택공사의 지원으로, 북부 우회도로는 오용운의원의 지원을 받아 건설부 보조금으로, 남부우회도로는 정부 재특자금과 시 예산으로 모두 4개 구간 총 연장 28.7km에 공사비 총액 2,841억 원에 시 예산은 423억 원을 투입해 완공한 것이다. 고속버스 터미널 이전사업은 청주의 서부개발을 촉진하고 도시의 기능을 활력화하기 위해 ㈜대우건설의 청주출신 이상융 상무의 도움으로 실무 작업을 하고 최종으로 대우 김우중 회장과 터미널 예정지 현장에서 만나서 부지확보와 시설을 대우가 책임지고 시행하여 16년 사용 후 청주시에 기부채납하기로 약속하고 착공, 99년 1월에 준공하였다. 금년에 시는 이 터미널 시설들을 매각하여 재정 확충에 사용하였다고 들었다. 김우중 회장, 이상융 상무에게 다시금 감사하게 생각한다.

둘째는, 쓰레기 처리 문제였다. 92년 초 관선 청주시장에 부임하여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하루 수십 트럭이 넘는 시민의 생활쓰레기 처리 문제였다. 용정동 매립장은 이미 용량이 차서 주민들이 쓰레기차량의 진입을 막고 있었다. 용정동 주민들과 새로운 후보지로 선정한 문암동 주민들과의 협의는 물론이고, 소요 공사비 113억원 마련과 또 5년 후에 사용할 광역 매립장을 추진해야 했다.

셋째, 오창과학산업단지 개발은 강원도 태백시장에서 충청북도 기획관리실장으로 부임해서의 일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경제개발계획에 의해 산업화를 본격화 하였으나 충북은 개발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1차산업 위주의 산업구조였다. 나는 도정시책을 종합 기획관리하는 책임자로서 학계와 국책 연구기관의 전문가들을 찾아가 고견을 듣고 협의를 했다. 그리고 90년 4월 국책연구기관인 국토개발연구원(현 국토연구원)에 ‘청주 첨단 기술 산업단지 기본 계획작성’을 의뢰했다. 연구진은 전담팀 12명으로 구성, 첨단기술의 연구개발과 제품생산을 종합 추진하는 산업단지를 구상하면서 선진 외국의 사례에서 자료와 정보를 얻기 위해 국내,외 팔방으로 뛰었다. 사업의 기본방향을 R&D기능과 생산기능, 업무기능과 주거기능을 종합하는 자연ㆍ인간ㆍ산업이 조화될 신산업과학기술도시를 목표로 하여 참으로 열심히 행정을 추진했다. 그 결과 지금의 자랑스러운 과학산업도시를 이루게 됐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도시 전국 1위 대상(大賞)수상으로 100억 원을 상금으로 받았던 감격을 잊을 수 없다. 그동안 도와준 동료 선후배 공직자들의 직, 간접적인 성원은 내 생애 잊을 수 없는 고마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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