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드보복 여전 이스타항공 노선재개 불발
중국운항 198편→50편·면세점 임대료도 못내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청주국제공항을 모기지로 하는 이스타항공이 오는 20일부터 재개하려던 중국 선양·상하이·다롄·하얼빈·닝보 등 5개 정기노선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침체기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초 중국의 사드보복이 시작되면서 중국 옌지를 제외한 나머지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었다. 당초 사드한파가 수그러들면 이달 20일께 중단 노선의 재운항을 검토할 예정이었지만 정부의 사드 추가배치 결정으로 이 계획을 보류했다.

16일 충북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올 하계 운항 스케줄이 마감되는 오는 10월 28일까지 재운항을 일단 보류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국내 항공사로는 처음으로 지난달 두 차례 청주∼장가계 전세기를 띄웠던 제주항공은 이달에도 운항을 이어가려 했지만 중국 민항국의 거부로 무산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곤두박질친 청주공항 국제선 이용객 수의 회복이 올 하반기에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청주공항 국제선 이용객 수는 1만3217명(가집계)으로 전달 대비 34%(3379명) 늘었지만, 지난해 7월(7만3838명)과 비교하면 5분의 1도 안 된다.

항공기 편수도 지난해 7월 492편에서 1년 만에 138편으로 급감했다.

청주공항 국제선 이용객의 90%가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였기 때문에 중국 노선만 놓고 보면 더 심각하다.

지난 1월 청주공항의 중국 노선 운항편수는 198편에 달했지만 지금은 50편 안팎으로 줄었다. 동남아 등 중국 이외 부정기 노선 확대로 그 공백을 메우려 하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주 고객인 유커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청주공항 면세점은 직격탄을 맞았다.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에 의해 2014년 12월 31일 청주공항에 입점한 시티면세점은 지난해 4∼10월 성수기에 월평균 6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중국의 ‘금한령’ 이후 최근 월매출이 1억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난 3월부터는 매월 1억5000만원에 달하는 임대료도 내지 못하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직원 중 일부는 유급휴가를 보냈고, 기본급 외 수당이 사라지면서 일부는 생활고에 지쳐 자진 퇴사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는 게 면세점 관계자의 설명이다.

허지숙 시티면세점장은 “비행기가 뜨지 않으니 손님이 있을 수 있겠느냐”며 “그나마 8월이면 월평균 100편에 육박하는 이스타항공의 5개 중국 노선이 재개된다고 해 희망을 걸었는데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가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한숨지었다.

이어 허 점장은 “최근 공항공사에 고정된 임대료를 매출에 연동해 낮춰달라는 건의를 했는데 이런 정부지원 정책이 없으면 더는 버티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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