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고속도로 확장 10년째 표류…‘국도보다 못한 도로’ 오명
상습 지·정체 서청주IC~대소IC구간 우선 추진 촉구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 중부4군 기초단체장들이 단단히 뿔났다.
지역 숙원인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이 2008년 착공을 결정하고도 10년째인 현재까지 원점에서 한발도 진전되지 않은 채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성열 증평군수·송기섭 진천군수·나용찬 괴산군수·이필용 음성군수는 16일 중부고속도로 확장 추진 촉구에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이날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해 “정부는 10년째 표류 중인 중부고속도로 확장을 우선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중부고속도로 동서울~호법 구간은 8차선으로 확장됐는데 남이~호법 구간은 4차로로 남아 있어 병목현상이 심화하고 있으나 서울~세종고속도로에 매몰돼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어 “2001년 타당성 조사 결과 B/C(비용대비 편익)가 1 이상으로 경제성이 입증돼 기본·실시설계는 물론 도로구역 변경 결정 고시를 완료, 2008년 착공을 결정하고도 아직 원점에서 한발도 진전이 되지 않고 있다”며 “이는 국토균형개발에 대한 포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2016년 기준 남이JCT~대소IC 구간 하루 평균 교통량은 6만6779대, 대소IC~호법JCT는 5만8237대로 이미 지·정체 수준인 ‘D급’(6만7300대/일)에 가깝다”고 밝혔다.
이어 “출·퇴근 시간을 물론 주말에 차량이 더욱 정체되고 선형도 불량해 사고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중부고속도로는 ‘국도보다 못한 도로’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제시한 국토교통부의 ‘2016 도로업무편람’에 따르면 중부고속도로 확장기준인 ‘C’수준(5만1300대/일)을 이미 30%이상 초과했다.
이들은 “2021년에는 4차로 용량(8만2000대/일) 초과가 발생하고 남이JCT~대소IC 전 구간에서 교통량 수준 ‘E’의 극심한 정체발생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중부고속도로 확장은 서울~세종고속도로 보다 우선해 즉시 착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세종 고속도로 추진을 전제한 서청주~진천 구간 확장사업 B/C 조사에서도 0.964가 나왔다.
국토부 출신인 송 군수는 “B/C가 1에 근접한 구간을 확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재정사업으로 전환한 서울~세종 고속도로(131km)는 7조5500억원이 들지만 중부고속도로 남이~호법(78.5km) 확장비용은 1조원에 불과하고 극심한 정체 구간인 서청주~대소는 4000억원이면 충분하다”며 “적은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중부고속도로 확장을 서울~세종 고속도로와 관계없이 별개로 2018년 정부 예산안에 사업비를 반영해 달라”고 거듭 촉구한 뒤 “정부와 정치권을 대상으로 한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이날 서울정부청사와 국회에서 음성출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백재현 국회 예결위원장, 정세균 국회의장을 잇따라 만나 중부고속도 확장 관련 내년 정부예산 반영 등을 건의했다.
정부는 애초 이달 중순까지 중부고속도 호법~남이 구간 확장사업 타당성 재조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였으나 결과 제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내년 정부 예산편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