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방우정청 청주우편집중국장 홍석원

(동양일보)

1884년 우리나라 근대 우정이 태동한 지 133년이 되었다.
우정의 역사는 1884년 우정총국을 효시로 1900년 대한제국 농상공무산하 통신원 설치와 1905년 예금, 1929년 보험 업무를 발판으로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시 체신부로 발족했다.
그 후 1994년 정보통신부로 개칭되었다가 2008년 지식경제부,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로 정권 따라 위정자 의도대로 여러 차례 변천됐다.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2000년 7월 출범한 우정사업본부는 처음 정보통신부에서 지식경제부를 거쳐 현 미래창조과학부 소속으로서 우정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의 발달에 따른 우편물 감소로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경영혁신과 건실한 사업운영으로 매년 일반 회계에 지원하는 우량 정부기관이다.
이는 쉬운 일이 아니고 전 종사원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수요를 발굴하고 기본 담당업무 외에 예금이나 보험 모집 등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데 따른 각고의 노력의 산물이다.
평소 필자는 우리나라 전 공무원이 우체국 직원처럼 열심히 일하면 우리는 선진국이 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곤 하는데 과언이 아니고 실상을 보면 누구나 공감하리라 본다.
문제는 이러한 대규모 조직의 책임자인 우정사업본부장의 직급이 개방형 임기제인 1급 공무원 밖에 되지 않다는데 있다.
소속도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권 바뀔 때마다 변경되다보니 일관성도 없고 4만2000명 종사원들은 항시 불안하기만 하다.
얼마 전부터 비정상의 정상화란 캐치프라이즈가 유행하고 있고 근래 정치권 화두가 적폐청산을 외치고 있는데 우정사업 운영개선이야말로 시급한 국가적 과제라고 본다.
현재의 국가 조직을 보면 직원 수가 몇 백 명인 기관의 장도 차관급인 기관이 여럿 있는데 4만 거대 조직인 우정사업본부 수장을 1급으로 하는 건 우정업무의 중요성을 간과한 것이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서비스 기관과 직원이 우대받는다고 하는데 우리는 아직 요원하다.
전국 우정인 4만2000명의 자존심과 사기에 관한 문제로서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우체국은 남녀노소 누구나 가장 많이 찾는 국가의 대표적 서비스 기관으로서 전국에 고루 분포된 조직으로 국민들에게 다정한 이웃처럼 친밀감과 편안함을 주며 소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국 1만6000여명의 우편집배원은 매일 가가호호 방문하여 우편물을 배달하고 주민과 대화하고 있다.
우편집배원은 단순한 우편물 전달자가 아니고 배달구역 집안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독거 노인분들 건강지킴이 역할과 말벗이 되기도 한다.
우편물 배달 도중 주방의 가스불 화재예방과 길거리에 넘어져 신음하고 있는 응급환자 조치 등 사회안전망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렇듯 우체국과 우편집배원은 국민 복지와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에도 서비스 기관이다 보니 그간 여러 방면에서 소외되어 왔음이 사실이다.
환경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하고 4만 종사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사기진작 정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타 기관과 비교하여 인원과 예산면에서 형평성있고 우정업무의 중요성과 역할에 맞는 우정청 설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정청 설립은 전국 우정인의 열망이자 주민 편익과 나라 발전의 중요 과제로서 차기 정부에서는 반드시 실현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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