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지구 MRO좌초 허허벌판…정부매입 ‘불투명’
2지구 산업용지 투자협약 완료…내년 6월 첫 삽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도가 청주국제공항에 조성을 추진 중인 경제자유구역(에어로폴리스지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2일 충북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항공정비(MRO)단지 유치가 좌초된 에어로폴리스 1지구는 매각과 분양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2지구는 산업용지가 ‘완판’되면서 본격 조성을 눈 앞에 뒀다.

충북경자청은 2지구 산업용지(23만1000㎡) 전체를 투자협약하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재 항공관련 기업 10개사, 물류기업 4개사 등 14개 기업이 입주를 희망하며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착공도 하기 전에 분양한 셈이다.

협약 업체 총 투자 예정금액은 2375억원이다. 단지가 본격 가동하면 1135명의 신규 고용이 기대된다는 것이 경차청의 설명이다.

충북경자청은 현재 에어로폴리스 2지구 조성 예정지 매입을 위한 토지보상물건 조사를 진행 중이다.

토지보상물건 조사를 연내에 마무리한 뒤 내년 1월부터 협의보상에 나서고, 같은 해 6월부터 부지 조성 공사를 시작할 방침이다.

에어로폴리스 2지구 내 청주공항 복선전철 노선이 확정됨에 따라 토지이용계획 변경도 추진한다.

경자청은 연내에 관계 기관 협의를 마친 뒤 내년 1월 정부 경제자유구역위원회 심의를 신청하는 등 같은 해 5월까지 토지이용계획 변경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경자청은 철도공사 등 복선전철 통과 관련 관계기관에게 공항구간(3.6km) 분리 발주와 에어로폴리스구간(1.2km) 이설을 서둘러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내년 착공을 위해 에어로폴리스 2지구와 지방도 511호선을 연결하는 2.7㎞ 진입도로 건설사업 기본 실시설계용역도 최근 발주했다. 진입도로 공사비는 181억원이다.

이와 함께 공업용수 공급시설(15억원)과 폐수처리시설(72억원) 설치를 위한 설계용역도 오는 9월과 내년 3월 각각 발주하기로 했다.

총사업비 268억원(국비 197억원, 지방비 71억원)을 투자하는 에어로폴리스 2지구는 오는 2020년 12월 준공될 예정이다.

문제는 MRO사업 실패로 애물단지가 된 1지구다. 84억원을 들여 청주공항 활주로 높이로 성토작업까지 마쳤지만 당장 마땅한 활용대책이 없는 상태다.

이에 도는 1지구 13만5000㎡를 정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정부가 2009년 청주공항을 MRO 시범단지로 지정한 뒤 이렇다 할 지원은커녕 지자체간 입지 경쟁을 유도해 좌초 수순을 밟게 된 만큼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 땅을 사서 국가산업단지로 조성하거나 공항확장 시설용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김해신공항과 제주2공항, 울릉공항, 흑산공항 등 신공항사업에 따른 정부 정책 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큰데다 국토교통부도 활용방안이 없다며 난색을 표해 MRO 후속 대책이 제대로 추진될지 미지수다.

정효진 충북경자청 본부장은 “2지구는 14개 기업이 입주를 희망하면서 산업용지는 100% 분양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MOU체결후 오지 않는 경우도 있어 120%이상 투자협약을 위해 전략산업별 공격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1지구는 정부 매입을 지속 요구하는 한편 항공 관련 사업자들과 긴밀히 투자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며 “에어로폴리스가 청주공항 중심으 항공산업 거점 클러스터로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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