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김진식 기자) 지난달 28일 괴산군 청천면 달천의 10m높이의 아찔한 한 다리교각에서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수해복구 작전이 펼쳐졌다. 지난달 16일 쏟아진 최악의 폭우로 떠내려 오다 다리 교각 틈 사이에 끼어있는 온갖 쓰레기와 부유물, 뿌리 채 뽑혀 걸쳐있는 아름다리 나무들을 수거하는 작전이었다. 일반인은 엄두도 못내는 위험천만한 수거작업을 헬기레펠 훈련 시에 사용하는 레펠을 타고 작전을 수행한 이들은 증평 덕상리에 둥지를 틀고 있는 13공수특전여단의 대원들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안되면 되게하라는 특전사 정신으로 무장한 이들의 수해복구 작전은 폭우가 내린 다음날부터 휴일도 잊은 채 연일 이어졌다. 폭염 속에서도 실의에 빠진 수재민들이 하루빨리 삶의 터전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바라는 일념으로 특전사 대원 6225명(연인원)이 주택182동, 농경지11개소(15만7495㎡), 비닐하우스127동 등 하천과 도로정비 등 악조건의 수해현장에서 대한민국 최강의 특전사 무적 흑표부대임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런 대민봉사의 배경에는 박원호(육사 46기.준장) 여단장의 지역민과의 소통과 배려로 이어지는 그 만의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해 11월 이 부대에 부임한 박 장군은 특수부대 특성상 고난도 훈련과 작전을 밤낮없이 수행하는 것이 군 본연의 임무지만 부대의 문턱을 낮추고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부대원들에게 주문했다.
부대주변 마을 어르신들을 부대로 초청해 발 닦아드리기 행사를 여는가 하면 청주대와 장병 문화예술 체험 확대와 대학생 안보의식 함양 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박 장군의 국가와 국민을 위한 소신 있는 이러한 행보는 이 시대가 찾고 있는 진정한 군인이 아닌가 싶다.
최근 공관병 갑질 논란속에 군의 명예를 실추시킨 육군대장 부부의 언행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어서 더욱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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