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소방서 대응구조구급과장 윤종택

(동양일보) 오늘도 어김없이 똑 같다.
시간마다 내보내는 TV뉴스나 뉴스전문 채널, 그리고 신문도 매 한가지다. ‘소방당국’이란 표현이다.
소방은 ‘화재를 예방하고 불을 끄는 일’로 소방공무원으로 이루어진 조직체이고 흔히 소방관이라고 부른다.
경찰공무원이나 교도공무원을 교도관 또는 경찰관이라 부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데 필자가 30여년이 훌쩍 넘도록 생업으로 근무하며 경험한 결과를 돌이켜봐도 소방관들의 활약상을 소방이 아닌 소방당국으로 모든 보도매체들이 한결같이 표현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우리나라에 이처럼 많은 당이 있는 줄은 몰랐다.
그동안 전혀 이름도 듣지 못한 정당들이 꽤 있었다는 애기다. 여기에 소방당이 없음은 당연한 사실이다.
비근한 예로 소방과 같은 특정직 공무원으로 경찰이 있다.
경찰을 ‘경찰당국’이라고 방송한 경우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저 경찰이라고 부른다. 검찰도 마찬가지다.
오늘 저녁 뉴스 사건사고 소식에도 경찰과 소방당국 이라고 앵커는 이야기 한다.
어느 도에서 수난사고가 발생해 전적으로 소방관들이 출동하여 수색 끝에 발견해 조치했지만 앞에는 경찰 그리고 이어서 소방당국이라고 표현을 한다.
소방에서 주도적으로 한 일을 이렇게 표현한 것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물론 수사업무상 관여가 돼 있기에 이렇게 말한 것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일에는 어느 부처를 막론하고 소관부서가 있게 마련이다. 그 기관을 존중해서가 아니라 책임지고 일을 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잘했든 잘못했든 그 명칭을 사용하고 공개하는 것이다.
필자가 보건데 이러한 소방당국이란 말을 깊게 생각해 본 언론인과 국민들이 그리 많지 않을 수도 있다.
여북하면 소방서의 한 부서인 119구조대를 소방이 아닌 다른 기관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말이다.
앞으로는 소방관서에서 활동하는 모든 사안들을 ‘소방’이라고 표현 했으면 좋겠다.
올 여름에는 벌집을 제거해 달라는 신고가 유난히 많다.
우리 제천소방서에도 많은 날은 1일 30건을 넘었고 10여건 정도는 보통이다. 가을이 다가 올수록 말벌의 독성은 더해질 것이고 신고도 급증하리라 예상한다.
미래는 재난(Disaster)이 복잡해지고 지역에 따라 발생 빈도가 증가할 것이다.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그 인근 지역은 가뭄으로 농작물이 메말라 죽는 즉, 지역적으로 극대비 되는 자연재난(Natural Disaster)이 더 많이 일어날 것이고 이번 살충제 계란 사건처럼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사회적 재난 (Social Disaster)도 증가할 것이다. 민, 관, 군과 우리 국민 모두 이러한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체계를 한층더 강화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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