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범 (전 제천교육장/세명대 외래교수)

(이성범 전 제천교육장/세명대 외래교수) 어느시대 어느사회를 막론하고 행복한 자녀를 기르기 위한 부모들의 열망은 그 어떤 소원보다도 순박하고 순수하며 절절한 것이다. 아무리 세상이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변하고 있다고해도 자녀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우리 부모도 세상의 변화에 걸맞게 자녀를 이끌어갈 수 있는 지적인 힘을 길러야하고 인내를 가지고 행동할 수 있는 실천력을 겸비해야한다. 적어도 부모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면 아이를 키우는 것만큼은 전문가가 되어야한다. 하물며 조각가들이 대리석으로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때에도 정성과 창의성, 그리고 인고와 헌신이 있어야하는 것처럼 부모 또한 행복한 자녀로 길러내는 일이란 하나의 작품을 창작하는 것 이상의 지혜와 희생 그리고 눈물과 사랑이 요구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행복한 아이로 키우데 왕도는 없다. 다만 어떻게 하면 우리자녀가 보다 행복해질까 하는 마음에서 독일의 교육이론가로 조기교육의 모범을 이룬 독일의 칼비데 교육법(1818년)을 살펴보기로 한다.

그는 자녀 칼의 학습시간과 놀이시간을 엄격히 구분하고 아이가 공부에 집중하는 습관을 길러주었다고 한다. 아이가 공부하는 동안에는 어떠한 방해도 허락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매일 평균 15분의 공부시간을 정했다. 이 시간 동안 그의 자녀 칼이 공부에 집중하지 않으면 엄하게 꾸짖었다. 공부하는 동안에는 아내와 집안일을 하는 사람이 무얼 물어도 칼이 공부하는 중이니 지금은 안 돼요 라며 일절 응하지 않았다. 손님이 찾아와도 그는 칼의 옆을 떠나지 않은 채 잠시 기다리시게 해요 라고 말했다. 이렇게 한 것은 칼이 엄격하고 성실하게 공부에 임하는 자세를 갖도록 만들기 위해서였다.

또한 그는 칼이 민활하고 깔끔하게 일 처리하는 습관을 갖도록 가르쳤다. 만약 칼이 어떤 일이든 꾸물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결과적으로 그 일을 잘했다고 해도 결코 칭찬하지 않았다. 운동이나 휴식 친구들과의 활동에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도 좋은 학업성취를 이루어 낸 것은 바로 이런 교육방법이었다 고 한다.

이글을 읽어보면 조금은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요즘의 말로 융통성이 적은 것 같은 느김이 들기도 한다. 자녀를 양육하는 데 꼭 원칙만 강조해야하나 하는 의구심마저 들기도 한다.

그렇다. 이런 교육은 어떤 의미에서는 매우 엄격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그의 교육방법은 훌륭했고 이러한 습관은 성장해서도 어려운 일을 만나도 크게 방황하는 하는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아이의 교육은 벽돌을 쌓듯이 기초를 잘 닦아야 한다. 더구나 아이의 습관을 키우는 문제에 있어서는 옳고 그름의 구분이 늘 한결같아야 한다. 똑같은 일에 대해 어떨 때는 허락하고 어떨 때는 허락하지 않는 다면 오히려 아이들을 힘들게 만들 것이다.

우리는 가끔 어린아이가 부모님께 무리한 부탁을 했을 때 처음에는 부모님이 완강하게 이것은 안된다고 가르친다. 그러면 아이는 크게 울어 버린다. 그래도 부모님이 거절하시면 이 아이는 더 강한 방법을 쓴다. 이제는 아예 길거리에서 누워버리고 만다. 그러면 이것을 보다 못한 부모님은 주위 사정도 있고 해서 그 아이의 부탁을 끝내는 들어주고 만다. 그러면 그아이는 언제 그랬느냐식으로 환한 얼굴로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느껴 만족감에 도취되어 버린다. 이렇게 될 때 이 아이에게는 은연중에 이런사고가 인지되어간다. 어떤 경우라도 길거리레 눕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잠재의식이 자리잡게 된다.

그러함에도 오늘날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훈육에 있어 일관된 태도를 가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태도는 아이의 마음에 부모의 금지령을 깨뜨려도 된다는 인상을 은연중 심어주게 된다.

무릇 자신에 대한 굳건한 믿음, 건강한 자기 존중감이 삶의 토양이다. 자신의 고유한 삶을 개척하기 위해 아이들이 섭취해야 할 양식이요 삶의 기초이다.

따라서 아이를 제대로 양육하고 싶다면 반드시 옳고 그름에 대하여 일관된 주관을 갖게 해야 한다. 이렇게 될 때 우리아이의 삶의 방향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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