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 중원대 교수)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춘추전국시대 철인 맹자(孟子)는 진심편(盡心篇)에서 군자삼락(君子三樂)을 갈파했는데 이것은 첫째, 부모님이 생존해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이 즐거움이고 둘째,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고 땅을 굽어보아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는 것이 즐거움이라고 말하며 셋째,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도 있다. 임금, 스승, 부모의 은혜가 하나다고 한다.

희랍의 철학자 플라톤은 ‘동굴의 비유’를 제시했다. 동굴에서 살다가 쇠사슬을 끊고 동굴 밖으로 나온 자를 ‘교사’로 보고, 이 사람이 광명의 세계로 나아가 진리를 발견한 후에는 그 기쁨을 간직하고 다시 동굴로 내려가 다른 사람들에게 전한다고 한다. 이게 교사의 책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선인들은 스승의 그림자도 안 밟는다고 한다. 스승의 권위나 존경심은 체화되어 만인의 경외심을 가진다. 일선 현장의 교수나 교사는 학생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또한 스승은 학생들에게 인간으로서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노력한다. 스승은 지식전수자인 동시에 참인간을 만든다. 만약 스승이 비리나 도덕적 일탈을 한다면 그 피해는 학생들만이 아니라 사회적 부패를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데 위험한 것은 오늘날 현대 교육이 교사상을 추락하게 만들고 있다. 입시위주, 수단과 방법, 배금주의 사조, 출세주의, 찰나주의가 판을 치고 있으니 스승과 학생의 관계는 기능주의를 양산하는 기계로 변질되고 있다. 존재의 대 존재로서의 대상은 요원하다. 최근 교사들의 성 일탈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경남의 한 초등학교 여교사는 20년 연하의 제자가 좋아 성관계를 맺었고 경찰은 미성년자 의제 강간 혐의로 철창에 가뒀다. 청송의 40대 교사는 여제자를 낙태시켜 학생의 부가 자살하기 까지 했다. 경기도 안성의 한 교사는 여제자에게 음란사진을 요구한 경우도 있었고 경기도 여주 지역의 모 고등학교 교사 2명은 여학생의 72명을 성추행 했다고 한다. 남자친구와 이별한 여고생 제자에게 “성경험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수차례 성추행을 한 교사도 있다. 2013년 전남 목포에서는 “바람이나 쐬자”며 자율학습 중이던 옆 반의 고3 제자를 모텔로 데려가 성추행한 자도 있다 한다. 교육부에  의하면 최근 3년간 성범죄로 징계를 받은 교원은 계속 증가추세인데 2014년 44건에서 2015년 97건으로 늘더니 2016년에는 135건이 발생했다.

성범죄 피해 발생의 원인은 무엇인가? 첫째, 교사의 성윤리를 탓하기 전에 학교에서 성범죄가 발생할 범죄노출성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교사와 학생간의 근접도나 대인적 환경이 폐쇄적이다. 섬에서 발생한 여교사의 강간사건은 외딴 환경에서의 범죄취약성이 문제였다. 둘째, 표적의 매료성이라고 본다. 교사와 학생이라는 갑과 을의 관계가 표적유용성을 증대시켰다고 본다. 원래 범죄피해자는 경제적 가치가 있으면 표적 대상물이 된다, 학생은 성피해자의 위험성을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경우이다. 셋째, 보호능력의 부족한 경우이다. 가족구성원, 교사의 동료, 방범시설을 의미하는데 교사의 경우 교육적 부수업무라는 미명아래 학생의 보호를 자기의 영역에 포획시켜버린다. 그리고 마치 사냥꾼처럼 꿩을 주물럭 거린다.

교육계의 성범죄 일탈을 어떻게 개선시켜야 하는가? 먼저, 성범죄예방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주기적인 교육을 시켜야 한다. 형식적인 교육보다 실질적인 교육이 되어야 한다. 예방프로그램은 범죄가 일어나는 교육환경과 그 환경에 있는 학생과 교사간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정부는 성범죄 감소 제거를 위한 교육예산을 투입하여야 한다. 그리고 현재의 온정주의 징계제도를 강화하여야 한다. 파면의 경우 연금이50%가 지급되고 있고 해임의 경우도 100%지급되고 있는 낮은 수준의 징벌을 개정해야 한다. 모든 성범죄는 연금액을 전액 박탈해야 한다. 한마디로 원스트라이크 아웃시스템이다. 또한 교사자격을 영구히 박탈해야 한다. 이들의 비행을 누가 용서하겠는가?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은 피해학생은 어떻게 치유될 수 있겠는가? 이들에게서 무엇을 배우며 어떤 교육을 기대하겠는가? 성범죄교사들의 인사고과나 업무능력은 나쁘지 않아 한번 용서해야 한다지만 온정으로는 치료되지 않는다. 성범죄자는 교화로서 재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모래위에 누각을 쌓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정부와 교육당국은 인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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