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청원경찰서 사창지구대 순경 이설희

(동양일보) 최근 부모의 학대를 피해 한겨울 맨발로 탈출한 11살 소녀가 발견되었고, 7명의 아이를 주먹으로 때리고 아이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경찰에 붙잡히는 등 지속적인 사회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가정 또는 어린이집에서 아동이 학대받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피해아동들은 심리적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손톱을 물어뜯는 등 불안 증세를 보이며 정신적 피해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으로 알려지면서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 및 외부 감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추세이다.

충북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청주지역의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584건이다. 지난해 아동학대로 최종 판정받은 사례는 모두 482건으로 신고 건수의 82%에 달한다. 아동학대의 사례현황이 해마다 증가하고 뉴스에 등장하는 인면 수심한 가해자들을 보면 아동학대를 더 이상 가정 내의 문제로 여기며 방관할 수는 없게 되었다.

아동학대는 아동을 신체적, 정신적으로 학대하거나 돌보지 않고 방치하는 것을 말하는데 그 유형으로는 신체적 학대, 심리적 학대, 성적학대, 방임 등이 있으며 복합적 학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아동학대로 인해 피해아동이 사망에 이르기도 하고,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아동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

아동학대를 겪은 아동은 공격적인 성향과 분노를 갖게 되어 이후 범죄를 비롯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이는 더 이상 아동학대가 개인과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아동학대를 하는 가해자는 ‘내 아이는 내 것’이라는 잘못된 가치관이나 훈육목적의 체벌과 폭력을 구분하지 못하는 미숙한 양육태도를 가지고 있다. 가정, 보육시설이라는 외부에서는 인지하기 어려운 곳에서 발생하고 있고, 알려지더라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심각한 피해를 입은 아동들이 현출된다.

부모와 보육교사는 아동을 본인의 소유물이 아닌 소중한 인격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며, 어둠속에서 상처받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신고의무자라는 생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다.

이에 경찰은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학대 전담경찰관(APO)을 운용하고 있다. APO들은 유관기관과 합동하여 아동학대 예방 및 수사, 피해자 지원, 미취학 아동과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점검 등을 수행하며 상처받은 가정과 학대로부터 아파했던 아동들을 발굴하고 적극 대응하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내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처럼 주변의 아이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작은 문제점이라도 발견될 경우 적극적으로 112신고 하여 자라나는 미래인 우리 아이들을 다함께 보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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