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우 (대한적십자사 충북혈액원 제조관리부장)

 

(강동우 대한적십자사 충북혈액원 제조관리부장) 헌혈자 반응의 증상은 창백, 발한, 탈력감, 현기증, 오심 등이며 드물게 저혈압, 구토, 졸도, 발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처음 헌혈을 하는 사람과 체중이 낮은 사람들에서 헌혈자 반응의 빈도가 높다. 대부분의 경한 헌혈자 반응들은 혈관미주신경성이며 이때에는 특징적으로 느린 도약맥이 나타난다. 미주신경은 뇌에서 시작하여 안면과 가슴부위를 거쳐 복부에 이르는 길고 복잡한 신경으로서 부교감신경섬유를 포함하는 혼합신경이다. 정상적으로는 채혈이 이루어져 혈액량이 감소되기 시작하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혈관이 수축되고 맥박이 증가하여 혈압을 유지해주고 몸이 긴장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 경우에는 오히려 부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맥박이 감소하고 혈압이 떨어져 뇌혈관에 혈액 공급이 감소되므로 창백, 현기증, 졸도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미주신경이 이렇게 적절치 못한 상황에서 활성화되는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긴장, 급격한 체위 변화, 주사침으로 인한 통증, 채혈장면 목격, 수면부족, 탈수, 배고픔 등이 유발 요인이 된다. 혈관미주신경반응이 나타나면 호흡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넥타이나 벨트, 옷 등을 느슨하게 풀어주면서 헌혈을 계속한다. 증상이 계속되면 헌혈을 중지하고 머리를 낮추고 발을 높이는 자세를 취하게 한다. 오심이나 구토의 경우에는 헌혈자를 안심시키고 천천히 깊은 숨을 쉬도록 한다. 발작을 보이면 주위에 위험한 물건들을 치우며 관찰하는 정도가 좋으며 헌혈자를 꼼짝 못 하게 묶는다든지 설압자를 삽입하는 등의 과잉반응을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 헌혈자들이 헌혈실을 나간 후 체위성 저혈압을 보일 수 있으므로 헌혈자들이 헌혈실을 나가기 전 서고 걷는 모습을 관찰하여 혈관 운동성 문제들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드물지만 헌혈자가 졸도하는 경우 머리를 바닥이나 모서리에 부딪쳐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바닥재나 가구, 집기의 선택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헌혈 후 바로 화장실에 가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주위에 도움 줄 사람이 없어 곤란을 겪을 수 있으므로 헌혈 전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도록 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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