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경악을 금치 못할 일들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일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에 이어 강릉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사건이 또 다시 발생했다. 어쩌다 사회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장탄식만 나올 뿐이다.

SNS상에 끔찍한 피투성이 사진이 피해 학생의 부모에 의해 올라오면서 사회적 문제로 불거진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은 중학생 가해자가 저질렀다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잔인하고 흉포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피 냄새가 좋다. 어차피 살인미수인데 더 때리자”라는 말을 아무 거리낌없이 내뱉으며 피해자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남자를 불러줄 테니 성관계하면 풀어준다”고 한 뒤 거절하는 피해자를 더 심하게 폭행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차마 필설로 옮기기조차 어려운 참혹한 일들이다.

사회적 공분을 더욱 촉발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해자들은 지난 6월 1차 폭행을 가한 뒤 피해자가 이를 알린 것에 앙심을 품고 2차 보복폭행을 가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1, 2차 폭행과 관련해 취한 경찰의 행보는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다. 경찰은 가해자들이 폭행과 절도 혐의로 지난 4월과 5월 각각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도 당시에는 몰랐고, 피투성이인 피해자의 사진이 있었음에도 “부상 정도가 달라 사건을 달리 취급했다”는 변명만 늘어놓았다.

특히 사건 다음날인 지난 2일에도 경찰은 폭행 당시의 CCTV 영상을 확보해놓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고 CCTV 소유주를 회유, 압박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강릉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벌어져 사회적 파장과 충격이 배가됐다. 폭행에 가담한 가해자 6명은 “자신들의 사생활을 이야기 했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7시간 동안 폭행했고, 다음날 가해자 한 명이 자취방에서 또 다시 폭행했다. 피해자의 언니 이모씨가 올린 사진을 보면 피해자는 심하게 맞아 얼굴을 제대로 알아보기 힘들고, 뒤통수와 입안이 찢어져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은 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집단으로 무차별 폭행을 가한 가해자들은 “어차피 다 흘러가. 나중에 다 묻혀. 팔로우 늘려서 페북스타 돼야지. 이것도 추억임”이라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나이 어린 소녀들이 벌인 일이라고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행태들이다. 그 소녀들은 희대의 싸이코 영화 ‘악마를 보았다’를 떠올리게 한다. 인간에 내재돼 있는 악마성이 그 소녀들의 정신과 마음을 휘감았다. 소녀들의 행태를 보며 ‘악마를 보았다’ 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래서 ‘소년법’의 개정이 이제는 필요하다. 어린 아이의 범죄에서 그의 미래를 고려해 다분히 ‘선처’해주는 형법9조는 이제는 바꿔야 한다. 이미 인천 초등생 유괴 살인사건에서 우리는 어른보다 더한 소녀들의 악마성을 보았다. 옛날과 다른 아이들의 신체적 정신적 성장도 한몫하는 것이겠지만, 그들이 소년·소녀라는 이유만으로 법적 보호를 받아서는 안된다. 그들의 계산에는 자신들이 법적 보호를 받는 대상이라는 것까지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잔인하고 흉포해지는 청소년의 범죄에 이제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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