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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넘는 역사 청주지법…의미 있는 판결 쏟아내[9월 13일 대한민국 법원의 날]
축사노예 판결로 인권유린 경종
성기수술 없이 첫 성별전환 허가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9월 13일은 ‘법원의 날’이다. 일제강점기 사법주권을 빼앗겼다가 1948년 미군정으로부터 사법권을 이양 받은 날로 실질적인 사법부 설립 기념일이다. 법원은 2015년부터 9월 13일을 ‘대한민국 법원의 날’로 지정, 사법부 독립과 법치주의 의미를 되새기고 법원의 역할과 법관의 사명을 다짐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동양일보는 법원의 날을 맞아 청주지법에서 나온 의미 있는 판결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인구나 각종 경제지표에서 전국 3% 정도를 차지하는 충북은 사실상 ‘조용한 동네’다. 그러나 가끔 국민적 공분을 산 사건이나 이슈에서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끄는 의미 있는 판결들을 쏟아내고 있다.

대표적인 판결은 지적장애인을 19년간 강제노역 시킨 청주 축사노예 사건이 꼽힌다.

청주지법 형사12부는 일명 ‘만득이’라 불린 지적장애인(2급)을 무임금 강제노역 시킨 사건에 대해 농장부 부인에겐 징역 3년을, 가담정도가 가벼운 남편에겐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장애인 인권유린 문제’에 경종을 울렸다.

당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피해자에게 손해보상금 1억6000만원이 지급되는 등 합의가 이뤄졌으나 법원은 “이 같은 사회적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적 차원의 판결이 필요하다”고 판단, 감경사유를 적용하지 않았다.

이들 부부는 항소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남성에서 여성으로의 성전환자가 성기 성형 수술을 받지 않았더라도 법적으로 성별을 바꿀 수 있도록 한 국내 첫 법원 결정도 청주지법에서 나왔다.

청주지법 영동지원은 지난 2월 외부성기 형성 수술을 받지 않은 여성으로의 성전환자가 가족관계등록부상 성별란을 고쳐달라는 정정신청에 대해서 성별 정체성을 확인하는데 성기 형성 수술이 필수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성별 정정을 허가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특히 “수술을 받지 않은 성전환자는 사고와 질병으로 생식기를 잃은 경우와 다르지 않아 성별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외부 성기 형성수술을 받지 않아 성별정체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던 성전환자의 인권증진에 큰 획을 그은 중요한 판례로 꼽힌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은 논평을 내고 “이번 판결을 통해 성전환자의 현실을 반영하는 대법원 예규 개정과 나아가 성별정정에 대한 입법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김영각 청주지법 법원주사보 등이 대법원장 표창을 받았다. 그는 각종 봉사활동에 앞장서 온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표창 수상자로 선정됐다.

또 보호소년을 위해 사이버학교를 개교, 운영해 온 신동주 의정부지법 판사를 비롯해 박중근 울산지법 조정위원, 이미래 창원지법 시민사법위원도 대법원장 표창을 받았다.

 

●청주지법 역사 100년 넘어

충북의 각종 재판을 담당하는 청주지법의 역사는 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895년 3월 25일 공포된 ‘재판소구성법(법률 1호)’에 따라 그해 5월 10일 칙령 114호가 공포되며 충주재판소(현 충주지원) 등 전국 22곳에 재판소가 설치됐다. 충북재판소는 1908년 당시 대한제국 칙령 30호로 설치됐다. 일제 강점기 때인 1909년에는 공주지방재판소 청주구재판소와 제천구재판소(현 제천지원), 영동구재판소(현 영동지원) 등이 설치됐다.

청주지법은 광복 직후 1945년 ‘군정청 임명사령’으로 설치됐으며 1948년 대법원이 미군정으로부터 사법권을 이양받으며 ‘남조선과도정부 법령 192호 법원조직법’으로 현재의 모습을 일부 갖췄다. 과거 청주시 수곡동에 위치하던 청주지법은 이후 2008년 6월 현재의 산남동 청사로 이전했으며 그해 9월에는 대전고법 청주원외재판부가 문을 열었다.

현재 청주지법은 민사합의부 4개, 형사합의부 3개, 가사합의부, 행정합의부, 민사단독 16개, 형사단독 5개, 가사단독, 소년단독, 형사약식으로 구성됐다. 항소심은 민사항소부 3개와 형사항소부 2개, 가사항소부로 운영되고 있으며 충주와 제천, 영동에 3개 지원이 있다.

이도근 기자  nulha@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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